어지럼증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
주관적인 증상들 전문의에 설명
협진으로 원인 찾을 가능성 높아

▲ 박지윤 울산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어지럼증은 10명 중 3명이 일생에 한 번 겪을 정도로 흔하게 발생한다. 많은 사람이 어지럼증을 겪지만 유난히 오해가 많은 증상이다. 섣부른 선입견이 치료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잘 낫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무턱대고 난치병이라 생각해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끙끙 앓다가 원인질환을 키우기도 한다. 박지윤 울산대병원 신경과 교수와 함께 어지럼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뇌졸중 신호일 수도 있어 방치하면 위험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빙빙 돌고 심하게 구토를 하거나 제대로 서 있지 못할 때 극심한 고통과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또 만성적인 어지럼으로 인해 약을 복용하거나 검사를 해봐도 원인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며 ‘괜찮아지겠지’하며 방치했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박지윤 울산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어지럼은 다양한 증상을 포함하고 있다. 또 많은 질환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환자, 의사 모두 어려워하는 증상 중 하나다. 그래서 무엇보다 진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로부터 진료를 받아야 하고 증상과 진찰에 맞춰 적절한 검사를 시행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어지럼은 위험한 뇌 질환부터 흔히 귀 질환이라고 알려진 말초전정기능, 자율신경기능 및 여러 가지 내과적 질환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대부분은 양성 질환으로 위험성이 적으므로 무조건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러나 뇌졸중의 전구증상일 수 있으므로 ‘괜찮아지겠지’하는 생각에 반복되는 증상을 방치하는 것도 위험하다.

 

◇의사에게 증상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야

어지럼증을 겪는 환자라면 병원에서 전문의에게 불편함을 호소하는 주관적인 증상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원인파악 및 신경의학적 진찰이 가능해져야 적절한 검사와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때때로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단순히 뇌 영상을 찍기를 원하거나 증상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할 때에는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울산지역의 경우 다른 지역과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혈관성질환(뇌졸중)과 연관된 어지럼이 많은 편이다. 최근 울산이 전국 뇌졸중 사망률 1위를 기록한 만큼 위험한 혈관성 질환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석증은 가장 흔한 어지럼의 원인 중 하나다. 1~2번 진료로 완쾌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때때로 재발할 수 있고, 오랫동안 치료를 받지 않을 시 환자와 의사 모두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여러 과 협진할 수 있는 병원 찾아야

그렇다면 어떠한 증상이 있을 때 병원에 가야 할까.

젊은 사람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섰을 때 중심을 못 잡고 넘어질 정도로 어지러우면 위급할 수도 있다. 이때는 뇌경색의 위험도 있을 수 있다.

또 고령의 혈압·당뇨 환자라면 평소와는 다른 어지럼 증상을 느낄 때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앉아있어도 어지러워 중심을 잡기 힘들면 위험신호임을 감지해야 한다.

박 교수는 “부정확한 발음, 부조화스러운 팔다리 움직임이 어지럼과 같이 발생한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어지럼증의 원인 중 뇌혈관질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치료 시기를 놓쳐 손상된 뇌세포는 회복되지 않기에 예후가 나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지럼증이 발생할 경우 신경과 진료를 받아야 할지,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할지 고민하는 환자도 많다.

박 교수는 “어느 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할지 난감하고, 신경과와 이비인후과, 내과를 놓고 고민하는 환자가 많다.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어지럼은 위험성이 높은 중추신경계 질환일 수 있으므로 신경과 내원을 권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어지럼증 진료에 경험이 많은 의료진이 있고, 여러 과가 협진할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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