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Messiah)’는 죠지 프레드릭 헨델이 작곡한 오라토리오이다. 헨델이 남긴 작품 중 가장 많이 알려지고 매년 12월이 되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이다. 오라토리오와 오페라는 주역을 맡은 독창자와 합창이 번갈아가며 노래를 하는 형식은 같으나 오페라는 무대장치, 소품, 조명, 연기 등이 있지만 오라토리오는 무대에 서서 움직임 없이 연주한다는 점이 다르다. 오라토리오는 합창의 비중이 오페라보다 훨씬 높다.

헨델은 오페라 작곡가로서 성공을 거두었다. 음악적 재능 못지않게 돈도 많이 벌었다. 한때 공연장을 운영할 정도로 사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으나 극장 사업이 기울면서 부와 명성이 사라지고 빚더미에 앉게 됐다. 빚에 쫓겨 은둔생활을 하면서 몸도 마음도 피폐해져 무기력하게 지내고 있을 때 친구(촬스 제넨스)가 대본을 들고 찾아왔다. 헨델이 그 대본을 보고 내용에 감동하여 식음을 전폐하다시피하며 24일 만에 작곡을 완성했다. 그 내용은 성경의 복음서와 이사야서, 시편을 노래가사로 그리스도의 탄생과 삶, 수난을 담고 있다. 메시아는 히브리어로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이며 또한 ‘구원자’를 의미한다. 명성과 부를 누리던 헨델이 몰락하여 다락방에서 숨어 지내다가 이 대본의 내용에 감동을 받아 자기를 구원할 메시아를 찾아내어 곡으로 표현한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헨델이 영감을 받아 곡을 썼다는 음악사를 믿지 않을 수 없다.

메시아 연주 중 ‘할렐루야’를 연주할 때는 청중들이 모두 일어서서 듣는 관습이 있다. 1750년 런던에서 ‘메시아’가 초연될 때 거기에 참석했던 영국국왕 죠지 2세가 외치듯 노래하는 합창단의 “할렐루야, 할렐루야”에 감동하여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할렐루야가 끝날 때까지 서서 들었다고 한다. 그 후 오늘날까지 전통이 되어 할렐루야가 연주되면 객석의 모든 청중이 일어서서 듣는다.

헨델은 이 곡의 이름을 The가 없는 ‘Messiah’라고 썼으나 사람들은 흔히 이 곡을 세상에 한 개만 존재하는 작품이라는 뜻으로 ‘The Messiah’라고 쓴다. 전체 52곡 중에서 첫 번째 합창곡 ‘주의 영광’과 2부 마지막 곡 ‘할렐루야’가 가장 유명하다.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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