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 테마로 인접 지자체 의기투합
광역연계 관광상품은 콘텐츠가 생명
울산특색 살린 상품으로 수익 창출도

▲ 유영준 울산발전연구원 전문위원 관광학박사·이학박사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 울산이 ‘해돋이 역사기행’이라는 주제로 신청한 울산~경주~포항 연계사업이 1차 선정됐다. 2017년 성년을 맞는 울산에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이 사업은 하드웨어 조성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투자하는 것이며, 울산 단독이 아닌 경주, 포항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 때문에 상호 연계가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가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 문득 10여년 전 충남 부여와 공주를 방문하면서 ‘금강문화권’이라는 리플릿을 본 기억이 떠오른다. 금강에 연한 기초자치단체들인 대전 유성구, 충남 공주, 부여, 서천, 전북 군산이 공동으로 만든 관광홍보 리플릿이었다. 각 지역이 제각각 홍보에 치중하지 않고, 권역 전체가 하나가 된 관광홍보를 시도했다는 점에 감탄했다. 이후 기회가 될 때마다 당시 근무지인 경주와 인근 지역인 울산, 포항과 공동 관광상품을 만들어 운영하자는 제안을 했다. 2012년 울산발전연구원에 와서 처음 제안한 것 역시 ‘광역연계 관광상품’이 주제였다. 이와 관련하여 울산이 경남 밀양, 양산 및 경북 경주와 지역행복생활권을 지향하면서 선도사업으로 선택한 ‘영남알프스 마운틴 탑’ 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에는 영남알프스 관련 하드웨어 조성이 포함되었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하드웨어 조성에 사용할 수 있는 사업비는 반영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공동홍보 리플릿이다. 지난 2일 경북관광공사에서 울산시, 경북도, 경주시, 포항시, 경북관광공사 관계자 및 울산발전연구원, 대구경북연구원의 관광 담당 연구진이 머리를 맞대어 ‘해돋이 역사기행’과 관련하여 논의할 때 공동홍보 리플릿 제작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 문제는 콘텐츠다. 단순하게 각 도시의 관광지를 나열해서는 잠재관광객의 마음을 유인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우선 각 도시가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는 관광지를 선택하여 하루 코스로 만들고 숙박이 가능하게 하면 3박4일짜리 관광상품이 만들어진다. 울산은 ‘과연 무엇을 내세워야 할까’가 고민이다. 경주는 불국사·석굴암, 경주역사지구, 한국의 전통마을 등 유네스코 등재 세계유산을 3개나 보유하고 있어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으므로, 울산은 이에 상응할 수 있는 관광지를 선정해야 한다. 더불어 상품을 제시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울산을 찾은 관광객이 대중교통 이용으로도 접근 가능한 관광지들로 연결돼야 한다.

KTX울산역에 내린 타 지역 관광객에게 처음 추천할 수 있는 곳은 대곡천 암각화군(울산암각화박물관, 반구대 암각화, 울산대곡박물관, 천전리 각석)과 장생포 고래문화특구(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문화마을)라 생각된다. 그러나 이들 지역의 연계 대중교통편이 불편하다. KTX울산역에서 화·목·토요일에만 이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울산시티투어 중 역사탐방코스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코스는 울산암각화박물관~반구대 암각화~천전리 각석~박제상 유적지로 이뤄져 있다. 그러므로 이 시티투어를 마친 뒤 KTX울산역에서 하차하지 않고 롯데광장으로 이동하여 순환형 시티투어를 타고서 울산대교 전망대에 올라 석유화학공업단지와 울산의 야경을 감상한 뒤 하루 일정을 끝내고서 다음 날 시외버스를 통해 경주로 이동하는 코스를 추천할만하다. 대곡천 암각화군 혹은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이라는 큰 틀에서 선택이 가능한 옵션을 두게 되면, 한 곳이라도 더 매력을 느끼는 방향으로 울산을 방문하게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들 관광지는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을 제외하면 수익을 발생시키기가 쉽지 않다. 관광수익으로 입장료, 교통 요금, 식비, 숙박비 등의 지출을 기대할 수 있지만, 대곡천 암각화군과 울산대교 전망대 등과 같은 무료 관광지에서는 수익 발생 없이 편의만 제공할 뿐이다. 이들 무료 관광지의 보다 나은 운영적 측면에서 기념품 판매소 등을 두고 작은 수익이나마 도모하면 좋지만, 현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따라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편의를 충분히 제공하되, 울산의 재정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유영준 울산발전연구원 전문위원 관광학박사·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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