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영업익 90%를 점유한 애플
기본은 엇비슷한데 센서기술로 차별화
핵심부품으로 주목받는 센서기술에 관심을

▲ 김재준 UNIST 교수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최근 주말에 운전하다가 약속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눈 앞에 보이는 하이마트에 들린 적이 있다. 최근에 나온 각종 제품들을 만져보면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는데, 중대형 TV제품들이 많이 싸졌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수백만원 하던 55형 Full-HD LED TV 제품들이 백만원 초중반대로 내려온 것을 보고 문득 딴 생각이 들었다.

보통 사람들은 TV를 사면 5~10년까지 사용하고 어떤 마니아들(?)은 20년까지도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서 100만원대면 나름대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느껴진다. 그러면서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은,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아이폰은 TV와 가격이 비슷한 고가인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비용을 투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상이 바뀌어서 그런 것일까?

최근 시장 트렌드 자료를 찾아보니 구글 검색 이용건수에서 2015년 여름부터 모바일 검색 이용건수가 데스크탑 PC 검색 이용건수를 추월하기 시작했다고 하며 2015년 크리스마스 연휴기간 아마존 쇼핑 고객의 70%가 모바일 단말을 통해 쇼핑을 했다고 한다.

또한 기기별로는 데스크탑 PC 연간 출하량이 2011년 3억5000만대를 정점으로 해서 해마다 계속 감소세에 있는 반면,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1년 4억9500만대 수준이었던 것이 2015년에는 14억3000만대로 급성장해오고 있다.

세상이 바뀐 게 맞는 것 같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자료를 확인해보니 올해에도 판매대수 기준으로는 삼성이 여전히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매출기준으로는 애플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의 영업이익은 90% 이상 대부분을 애플이 가져가면서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팔아도 본전이거나 손해라고 한다.

제조원가가 얼마이기에 그렇게 많은 영업이익이 나는지 살펴보기 위해 아이폰 내부를 뜯어서 분석해 놓은 Teardown Report를 찾아봤다. 테크인사이트와 칩웍스 공동으로 만든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 7 128GB 제품 기준으로 각종 구성부품 원가는 275달러 정도로 추정된다고 하며 각종 반도체칩들과 메모리, 센서류가 비용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계속되는 아이폰의 성공비결을 엿보기 위해서 예전 버전인 아이폰 5와 비교해보았다. 스마트폰 기본 동작에 관여하는 프로세서(AP)와 메모리, 디스플레이, 전후방 카메라, 각종 통신(LTE,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기능들은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고 성능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폰 버전이 높아지면서 인상적인 기술적 차별성을 제공하는 부분은 각종 센서기술들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터치센서는 누르는 압력의 세기를 감별하는 3D 터치기술로 발전되고, 후방카메라는 이미지센서 2개를 쓰는 듀얼카메라로 발전했다. 새로 추가된 센서기능들을 살펴보면, 보안을 위해서 지문센서가 도입되었고 그 외 나머지 센서들은 기존 5종(GPS, 가속도계, 자이로, 근접센서, 조도센서 등)에서 나침반, 기압계, 온도센서, 습도센서 등 4종 센서들이 새롭게 추가되었으며 심박센서는 이미지센서를 이용한 앱 형태로 제공되었다. 최근 안드로이폰에서 심박전용센서와 홍채인식과 같은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는 경향을 감안한다면 아이폰에도 조만간 각종 생체신호 센서들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각종 유해가스 등을 포함한 환경센서들과 혈압, 심전도, 체지방 등 다양한 생체신호 센서들이 스마트폰에 새로 탑재될 유망기술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같이 스마트폰의 경우 이제는 새로운 첨단센서들이 제품의 기술적 차별성을 좌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자동차 분야의 경우에도 고급차종 기준으로 센서가 200여개나 사용되고 있고 최근 IoT 및 재난안전, 스마트공장 등 신규 유망 분야에도 각종 센서기술이 핵심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센서기술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도 계속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상은 이렇듯 빨리 변화하고 세계 각국도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속해서 묵묵히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본인의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최근 일련의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국가적인 마비상태에 있는 듯해서 안타깝다.

김재준 UNIST 교수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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