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중구의회가 중구의 대표 축제인 ‘울산 마두희 축제’의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남구의회가 고래축제를 주관하는 고래문화재단의 예산을 전액 삭감함으로써 고래축제 개최여부가 불투명해지자 크게 논란을 불러 일으킨 데 이어 중구의 축제도 의회에 의해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의회나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새로운 축제를 시작하려 했다면 모를까, 수년째 계속되는 대표 축제에 대해 의회가 일방적으로 예산삭감을 주장하는 것은 드문 사례다.

‘마두희축제’는 울산 고유의 전통 줄당기기를 축제로 재연한 것이다. 2001년 중구상인들 주도로 개최됐던 ‘거리문화축제’가 변화를 거듭한 끝에 2014년부터 ‘마두희 축제’로 바뀌었다. 마두희가 축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문화를 통해 원도심 활성화를 꾀하면서 중구가 울산의 전통을 이어가는 중심구라는 자긍심을 되살리자는 주민들의 열망의 반영이다.

‘거리문화축제’가 다양성이 있는 반면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단점이 있었다면 ‘마두희 축제’는 정체성은 확고하나 보편성과 다양성을 얻기가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어떤 것이 더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시대적 상황에 따른 선택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결과를 놓고 보면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동별로 동원된 인력이라는 비판을 감안하더라도 공동체 의식을 함양했다고 할만큼 참여인원도 많았고 줄당기기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볼거리가 된 것은 사실이다. 전문가들의 호평도 있었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다중이 참여하는 축제가 아니라 ‘마두희’ 자체가 민속예술로 승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중요무형문화재 25호 ‘영산 쇠머리대기’나 1982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연해 문화공보부장관상을 받으면서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된 ‘밀양 감내 게줄당기기’와 같이 민속을 계승 발전시키는 좋은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마두희 축제’를 중구의 대표축제로 존속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문제는 더 시간을 두고 전문가들의 진단과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행정이나 의회의 판단으로 개최여부를 결정할 일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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