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구의원 예산삭감 의견...문화예술·학계 등 문제 제기

“전통 살려내 자리매김 단계...외연 확대 노력 계속돼야”

▲ 울산마두희축제 모습

지난 5년 간 이끌어 온 울산마두희축제가 내년 중구의회 행정자치위원들의 예산삭감 의견으로 폐지 논란에 휩싸이자 중구지역 문화예술계와 향토사학계, 주민과 상인들이 축제의 지속 개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일부 중구의원들은 울산마두희축제에 대해 낮은 인지도와 안전성 문제를 들어 절대다수가 공감하는 새로운 축제를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9일 열리는 중구의회 행자위 계수조정에서 내년 축제 예산 전액 삭감안을 상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울산마두희축제를 지난 5년 간 주관해 온 울산중구문화원과 축제추진위원회는 “울산지역 고유의 마두희 전통을 어렵사리 살려 내 이제 겨우 자리매김 단계에 들어왔는데, 몇몇 의원들의 의견만으로 축제의 운명이 엇갈리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입장이다.

축제추진위를 이끌고 있는 박문태 중구문화원장은 “우리 세대는 근대화를 겪으며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위해 문화를 잊고 살아왔다. 300년 전통의 마두희는 울산 고유의 큰줄당기기 전통놀이다. 이를 ‘축제’로 살려내는 노력은 당연히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구문화원 이사진 또한 “마두희 큰줄당기기는 80년 전 일제강점기 때 명맥이 끊겼지만 간간이 재현돼 왔으며, 우리 부모 세대와 현 장년층에게는 공동의 기억창고와 같다”면서 “기억의 산물을 2030 젊은 세대와 공유하는 축제의 장을 꼭 폐지해야 옳은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축제 개최 장소인 중구문화의거리 상인회 임원이기도 한 축제추진위원은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올해 일정은 무산됐지만, 내년에는 축제 일정을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겨 단오행사와 맞물려 개최키로 했다”며 “해마다 참가자 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내년 축제는 태화강으로 확대하려는 발전방안까지 논의된 마당에 축제 폐지는 안될 말”이라고 말했다.

전통민속놀이의 전승과 복원을 위해서라도 마두희축제는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울산시는 지난 7개월 간 진행한 울산지역 무형문화재 전수조사에서 마두희에 대해 “마두희보존회 활성화와 전승과정에 대한 학술연구를 완료하면 문화재 지정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도출한 바 있다. 한양명 국립안동대 민속학과 교수는 마두희의 역사성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연구발표하면서 300년 전 마두희가 실시됐던 자리에서 똑같이 행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역사성에 큰 의미를 두기도 했다.

마두희는 관광적 측면에서도 향후 개발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정환(한국축제문화연구소) 관광학 박사는 “지역 문화성과 정체성, 콘텐츠의 일체성, 교육성, 유희성, 고객지향성 등 모든 요소가 녹아있다”며 “지역전통놀이의 적극적 표현으로 울산 대표 브랜드축제로 가꾸는 전략구축이 급선무”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구의회 내부에서조차 축제의 연속성을 주장하는 의원이 적지않다. 한 의원은 “폐지 혹은 축소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주민동원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늘리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해야지, 축제 자체를 폐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면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마두희축제 관련 예산은 중구의회 행자위 계수조정(9일)과 예결특위 심사(12일)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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