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연

▲ 울산시립무용단의 전통연희 한마당 ‘우리소리 판타지’

2016년 울산지역 공연예술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소규모 공연붐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 열정으로 이룬 산물이기는 하지만 풍요 속 빈곤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공연예술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시 지원금을 받아 진행되는 공연이 대부분인 만큼 보여주기식 공연에 그쳤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올해는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시설개선 공사로 인해 대형기획 공연을 만나기 힘들었고, 중공업 경기 침체로 인해 현대중공업 계열의 현대예술관이 마련하는 초청 공연도 소폭 줄어들었다. 올 한 해 지역 공연예술계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되돌아 본다.

울산지역의 인물·자원 등 소재로
작년 이어 창작뮤지컬 제작 눈길
문예회관 정기·기획공연을 묶은
‘공연패키지’ 도입, 뜨거운 호응
시 지원금 받아 진행되는 공연들
‘보여주기식에 그쳤다’는 우려도

◇최현배·서덕출·암각화 소재로 한 창착뮤지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울산 출신의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을 조명한 창작뮤지컬 ‘외솔­겨레의 등불, 최현배’가 선보여졌다. 첫 공연에 비해 연출의 치밀함과 무대(세트)배경의 완성도가 돋보였다는 관람평이 적지 않았다. 제작진과 연출진이 1년여 간 공들인 노력의 결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공연으로 평가됐다.

▲ 지난 7월 정자항 일대에서 공연된 연극 ‘햄릿’

이후 11월에는 암각화를 소재로한 창작뮤지컬 ‘스톤 플라워’가 초연됐다.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극의 흐름과 캐릭터 설정에 설득력이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무엇보다 반구대 암각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했던 뮤지컬에는 뺏고 빼앗기는 사랑이야기만 담겨 있어 향후 보완해 나가야 할 사항으로 지적됐다.

이에 앞서 7월에는 울산 출신 아동문학가 서덕출 선생의 삶과 작품을 조명하는 음악극 ‘봄편지’가 무대에 올랐다. 음악극은 전체적으로 따뜻했고, 서덕출의 인생처럼 음악극도 때 묻지 않고 순수했다. 순수한 음악극,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읽히는 음악극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 한글학자 최현배를 조명하는 작품인 창작뮤지컬 ‘외솔-겨레의 등불 최현배’

◇‘공연 패키지’제도 도입…유럽순회공연 성황

울산시립예술단은 울산문화예술의 선봉장으로서 올해도 참신하고 독특한 콘텐츠로 다양한 기획·정기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는 ‘공연 패키지’ 제도를 도입해 시립예술단의 정기·기획공연과 문예회관의 기획공연 등을 장르별로 묶어 티켓을 판매했고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시립무용단은 지난 10월 전통무용극 ‘꽃신’을 들고 체코와 오스트리아를 찾았고, 현지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 뮤지컬 ‘맘마미아’

하지만 지난 11월 ‘러브스토리’ 공연을 마지막으로 6년 남짓 시립무용단을 이끈 김상덕 예술감독이 국립무용단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에 앞서 울산시립교향악단의 김홍재 지휘자도 10월 ‘베토벤 스페셜’ 무대를 끝으로 광주시립교향악단으로 옮겨갔다. 때문에 울산시립예술단 중 두 개 단체가 선장이 공석인 상태로 새해를 맞게 됐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올해 시립예술단의 합동공연이나 지역 문화콘텐츠를 소재로 한 기획공연이 부족했다. 그동안 시립합창단과 교향악단이 합동으로 오페라를 선보이기도 했고, 무용단은 지역을 소재로한 참신한 무용극을 다수 선보였지만, 올해는 눈에 띄는 공연없이 평이했다는 평가다.

▲ 뮤지컬 ‘시카고

◇울산문예회관 시설 공사로 소규모 공연 붐

올해는 대형기획 공연보다 소공연장 규모의 공연이 다채롭게 마련됐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단체들이 오랜만에 모습을 비추며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지난 2월 소극장 예울이 개관하면서 소규모 공연은 더욱 활성화됐다.

예술단체들이 울산연극제, 울산무용제, 울산합창페스티벌 등에 참여하는 비율도 소폭 증가했다.

울산문화예술회관도 한 해 동안 다양한 장르의 기획공연을 선보이며 문화쉼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낸 것으로 평가됐다. 무엇보다 올해는 클래식 무대가 대폭 늘어났다. 상반기에는 뮤지컬 ‘시카고’ ‘레베카’ ‘맘마미아’ 등 대형뮤지컬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하반기 대공연장 시설개선 공사를 시작하면서 소공연장 클래식 연주회 위주로만 공연됐다.

▲ 한글학자 최현배를 조명하는 작품인 창작뮤지컬 ‘외솔-겨레의 등불 최현배’.

지난 7월에는 정자항 남방파제 일원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연극 ‘햄릿’을 선보이기도 했다. 원작을 무리해서 각색하지도, 오늘의 현실로 바꿔놓지도 않으면서 명작이 전하는 철학적 내용과 감동을 그대로 담아 큰 호응을 얻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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