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가격 곤두박질 치는데 소비자가격 제자리…유통구조 원인

정부, 대안으로 생산·도축·가공·판매 총괄 ‘축산물패커’ 제시

2020년까지 안심축산 농장 200곳 확대…일괄관리 체계 구축도

▲ 경상일보 자료사진
천정부지로 치솟던 산지 한우값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일반 소비자 가격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고 있다. 도매가격이 큰 폭으로 내렸음에도 복잡한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통비용율이 소고기 값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뜯어고쳐 소고기 값이 낀 ‘유통 거품’을 걷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8일 농협 축산정보센터에 따르면 11월 한우 산지 가격(600㎏ 기준)은 암수 모두 552만2000원으로, 사상 최고가격을 찍은 지난 7월 암소 599만6000원과 수소 571만5000원에 비해 각각 7.9%, 3.4% 떨어졌다.

생후 6~7개월 된 송아지 값도 암송아지 256만7000원, 수송아지 315만6000원으로, 넉달 전 322만5000원과 401만8000원에 비해 8.9%, 4.2% 각각 값이 내렸다.

그러나 이 기간 소비자 가격은 1%대 감소하는 데 그쳤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가 집계한 지난 7일 한우 등심 1등급(1㎏) 평균 가격은 7만8313원으로 지난달 7만9469원보다 1.5%, 두달 전 7만9803원에 비해 1.9% 내린 게 전부다.

소고기 도·소매 가격의 연동성이 떨어지는 것은 복잡한 유통과정 때문이다.

소고기가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과정은 크게 5단계로 나뉜다. 축산농가-도축장-중도매인(경매)-가공업체-정육점(소매점)을 거치게 된다.

이처럼 여러 단계를 거치다 보니 당연히 유통 거품이 낄 수 밖에 없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지난해 축산물 유통실태 조사보고서에서 소고기 유통 비용율이 41.5%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한우협회 울산시지회 관계자는 “소 한 마리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사료비와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지금 한우 값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비싸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며 “도매가가 내려가도 중간도매업자들이 가격하락을 바로 반영하지 않는데다, 현재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소고기나 돼지고기의 유통거품을 걷어내기 위해 생산, 도축, 가공, 판매를 총괄하는 통합 경영체인 ‘축산물 패커’ 시스템 구축을 대안으로 내놨다.

오는 2020년까지 유통브랜드 안심축산의 산지계열 농장을 200곳으로 늘리고, 공판장 중심의 안심축산 기능을 가공·유통으로까지 확대하는 등 생산부터 판매까지 일괄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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