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출액 660억달러 전망…금융위기 2009년 수준
지자체별 순위도 경기는 물론 충남에도 밀려 ‘3위’
수출부진속 수입 감소폭 더 큰 ‘불황형 흑자’ 지속

▲ 경상일보 자료사진

올해도 울산경제는 계속되는 저유가 기조와 글로벌 경기불황, 여기에 대내외 악재 등이 겹치며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산업수도 울산을 지탱해 온 울산수출은 3대 주력산업의 부진 속에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며 연간 수출액이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수출부진속에 수입 감소폭은 더 큰 ‘불황형 흑자’ 구조도 계속됐다.

◇올 수출액 660억달러 전망 7년래 최저치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울산 수출은 531억75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수출액이 8.0%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더 큰 셈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울산수출은 650억~670억달러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09년 608억달러 이후 최근 7년내 가장 적은 수출액 규모다.

울산의 수출액은 2010년 713억달러에서 2011년 1014억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 시대를 연 뒤 2012년 972억달러, 2013년 915억달러, 2014년 924억달러, 2015년 730억달러 등 하락세를 보여오다 올 들어 그 감소폭이 더 확대됐다.

지자체별 순위에서도 울산은 경기(789억달러)는 물론 충남(536억달러)에도 밀려 이어 3위로 내려 앉았다. 연간 수출 순위에서 울산은 2004~2007년 4년 연속 2위를 차지했고, 2008~2012년 5년중 4년(2010년 2위)간 1위에 올랐다. 2013년부터는 경기 1위-울산 2위 구도가 이어졌으나, 올해는 한 단계 더 내려앉을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전체 수출에서 울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1~10월) 13.1%까지 떨어졌다. 울산 수출액 비율은 2005년 15.9%를 기록한 이후 2014년까지 한 번도 15%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주력산업 동반부진 ‘불황형 흑자’ 지속

 

올해 울산수출이 부진한 것은 계속되는 저유가 기조 속에 3대 주력산업이 모두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저유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석유제품은 전년동기(2015년 1~10월)에 비해 23.7%나 수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5대 수출품목 중 감소폭이 가장 크다. 수출단가와 수출물량이 모두 줄어든 탓이다. 다만 석유화학제품은 같은 기간 1.3% 감소하는데 그쳐 전년도 감소폭(-43.5%)과 비교할 때 부진에서 회복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의 부진도 한몫했다. 자동차는 올해 10월까지 수출액이 11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7.2%나 하락했다. 노조의 장기파업과 태풍 피해에 따른 생산차질에다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판매 감소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선박 수출도 급감했다. 선박은 올해 10월까지 수출액이 8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2%나 크게 줄었다. 유조선과 화물선 등 인도물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탓이다. 수입 또한 감소하면서 10월까지 울산의 무역수지는 304억달러로 ‘불황형 흑자’가 지속됐다.

최정석 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장은 “올해 울산 수출액이 급감한 것은 3대 주력산업이 동시에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라며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어 향후 수출이 점차 호전될 것으로 보이나 월별 급등락이 심한 선박인도물량, 미국금리인상,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의 요인들이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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