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 울산하나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비중격만곡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40대 직장인 신모씨는 평소 한쪽 코가 유난히 자주 막힌다. 신씨는 그저 코감기, 축농증, 비염 등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코골이까지 심해지면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비중격만곡증이었다. 비중격만곡증은 비염이나 축농증처럼 흔한 코 질환 중 하나로 성인 60~70%가 앓고 있다. 흔히 코감기나 비염 정도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정현 울산하나이비인후과 전문의와 함께 비중격만곡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코 지탱하는 기둥 ‘비중격’ 휘어
성장기 잘못된 습관·골절 등 원인
코 쉽게 막히고 목감기 잘 걸려
입으로 숨쉬기 늘면서 구취 유발
심할 경우 코 외관까지 변형 진행
약물치료로는 증상 호전 한계
수술 통해 휜 부분 바로 잡아야

◇콧등이 휘어진 경우 심한 코막힘 호소

코 중앙에 수직으로 위치하며 비강을 좌우로 나누는 비중격이 좌우 중 어느 한쪽으로 활처럼 휘어진 질환을 비중격만곡증이라 한다. 비염, 축농증과 함께 3대 코 질환 중 하나로 꼽히며 특히 많은 성인들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성장기의 잘못된 습관 또는 코뼈 골절, 선천성 기형, 분만 외상, 코 수술, 비강 내 종양 등이 원인이 된다.

특히 비중격이 구부러져 튀어나오면 좁은 쪽의 코 막힘이 더 심해진다. 코가 막히면서 구강 호흡이 자연스럽게 늘고 심한 입 냄새를 유발하기도 한다.

 

정현 울산하나이비인후과 전문의는 “비중격만곡증 환자는 목감기도 쉽게 걸리고, 가벼운 감기에도 코가 완전히 막혀 입으로만 숨을 쉬게 된다.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두통과 수면의 질이 떨어지며,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기억력 감퇴, 코피, 안면통, 후각장애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콧등이 휘어져 있는 사람은 비중격만곡증이 심하게 휘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심한 코막힘을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코가 막히는 현상은 코 질환이 발병했을 때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이다. 코점막이 부어 있거나 코안에 분비물 혹은 물혹이 차 있는 경우에도 코막힘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코의 구조적인 이상에 의해 만성적인 코막힘이 발생할 경우 비중격만곡증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질환은 비염이나 축농증에 비해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이는 비중격이 휘어져 있다고 해도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장애가 없으면 큰 문제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코막힘, 코골이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중격만곡증, 수술적 치료로 완치

비중격만곡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휜 부분을 바로잡는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약물 치료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비중격이 휘어짐으로 인해 2차적으로 나타난 비염이나 축농증 증상이다. 뼈가 휘어진 이 질환은 수술을 통해 휘어진 비중격을 본래의 수직 형태로 교정하는 근원적인 치료가 진행돼야 한다.

정현 전문의는 “구조적으로 휘어져 있는 비중격을 약물이나 기타방법으로는 결코 바르게 만들 수 없다. 약물이나 스프레이는 일시적 증상 호전을 위해 사용하지만 다시 코막힘이 재발한다. 따라서 심하지 않은 비중격만곡증의 치료는 비중격교정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외관상 코가 심하게 휘어져 있는 환자의 경우 간단한 비중격교정술로는 완치가 힘들기 때문에 치료적 비중격코성형수술과 비밸브재건수술을 같이 시행해야 코막힘과 휘어진 코를 같이 교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부분마취 또는 수면마취로 진행되며 수술 통증은 거의 없다. 콧속을 통해 수술이 진행되므로 별도의 외부 흉터도 남지 않는다.

◇방치시 각종 합병증 유발

코막힘은 비염, 코골이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비중격만곡증을 방치할 경우 축농증, 비염, 코골이 등의 합병증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비염의 경우 비중격이 한쪽 비강을 좁게 만들면 그 보상작용으로 반대쪽의 하비갑개가 부풀어 올라 양쪽 비강이 전부 막히는 비후성 비염이 생길 수 있어 이러한 증상이 발현됐다면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현 전문의는 “코안이 좁아져서 호흡하는 동안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에 축농증(비부비동염), 비후성 비염, 잦은 코피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비중격은 코를 지탱하는 기둥이기 때문에 비중격만곡증이 심할 경우 콧등이나 코끝이 같이 휘어지는 외관상 변화가 같이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중격만곡증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정현 전문의는 “코를 부딪친 경우 코뼈의 골절뿐만 아니라 비중격의 골절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비중격의 휘어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