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금수 격동초등학교 교사

얼마 전 티타임즈 블로그에서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었다.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 이 수업 때문’이라는 매력적인 제목을 따라가 보니 2016년 UN 세계행복보고서에서 덴마크가 세계 행복지수 1위(우리나라 58위)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높은 공감능력이며 이는 바로 내 감정을 잘 표현하고, 상대 감정을 잘 읽고 배려하는 능력이 그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올해 PDC(친절하고 단호한 교사되기 위한 학급긍정훈육법)에 관심을 갖고 나서부터 수업 중 틈틈이 아이들의 감정을 살피고 격려의 말을 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더 강한 실천력을 자극하는 기사였다. 때마침 국어 단원 학습 내용이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면서 말하는 대화의 기초 자세를 익히는데 있는 터라 PDC의 여러 활동 중 ‘상처받은 영대’라는 활동으로 공개 수업을 준비해 보았다.

무례한 말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상처받은 영대’가 그려진 종이를 소개하고 영대는 다른 학교에서 전학을 왔지만 친구들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아이들은 영대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며 상처를 받았다는 생각이 들면 종이를 조금씩 구긴다. 책에서의 활동 안내는 공이 될 때까지 진행되지만 평소 상처 주는 말을 잘 하지 않는 우리 반 친구들이었기에 상처받는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살짝 어색했고, 영대의 마음이 느껴져서일까 종이를 완전히 구기지는 못했다.

아이들은 구겨진 영대의 마음 종이를 바라보며 영대의 마음을 격려해주는 말들을 이어갔다. “영대야, 너는 그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사람이야. 힘내.” “영대야, 많이 힘들었지? 내가 너의 친구가 되어줄게.” “이전 학교 친구들 때문에 많이 속상했겠다. 같이 놀자!” 구겨진 영대 마음 종이가 조금씩 펴지면서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진 것은 다름 아닌 나였다. 상처받은 영대를 위한 1학년 아이들 말이 어쩌면 나의 마음 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상처 받았던 주름들을 건드렸는지도 모르겠다. “선생님이 2반 친구들의 격려의 말에 너무 감동을 받았나봐요.”라고 수업을 이어나갔지만 그 여운은 한참이 지나고도 이어졌다.

공감능력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감정과 격려에 대해 그간 아이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던 잊지 못할 수업이었고, 앞으로 이런 수업들이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장금수 격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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