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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와 영양]연말 잦은 술자리…‘황탯국’ 숙취해소에 으뜸(48)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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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4  21: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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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는 한해의 마지막 때와 새해의 첫머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해를 맞을 설렘이 함축돼 있어 요즘 인사말에서 빼놓을 수 없다. 요즘 숙취로 적지 않게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에 망년회니 송년회니 참석하다보니 한잔 술에 취하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아침식사를 제공한다. 식사비의 일부를 근로자들이 부담하는 유료급식인데도 꽤 많이 구내식당을 찾는다. 주간연속 2교대로 근무형태가 변경되면서 오전 6시50분부터 일을 시작하는 근로자들. 오전 5시무렵이면 일어나 출근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아침식사를 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너무 이른 아침식사에 입맛이 없어 출근해서 식사를 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명태보다 단백질·아미노산이 많고
알코올 해독에 도움되는 성분 풍부
콜레스테롤 거의 없고 영양가 높아


평소에도 그렇지만 모임이 잦은 시기엔 아침 식사메뉴에 각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전날의 피로와 숙취를 해소하고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 근로자들의 건강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식사의 주 메뉴는 국일 수밖에 없다. 이맘때 근로자들을 위해 부담 없이 선택되는 황탯국이 대표적이다. 예부터 ‘건곰’이라고 해 앓고 난 사람의 기운을 회복시키는 음식으로 이름이 높았던 음식이다.

황태는 명태를 일교차가 큰 덕장에 걸어 말린 북어를 말한다. 눈과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얼고 녹기를 스무 번 이상 반복하는 과정을 거친다. 황태나 북어는 명태보다 단백질 함량이 3배 정도 많고, 아미노산 함량도 더 많아진다. 얼어붙어서 더덕처럼 마른 북어라 하여 더덕북어라고도 한다.

황태는 누런빛에 살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쫄깃한 육질과 깊은 맛이 있다. 알코올 해독에 도움을 주는 아미노산인 알라닌(alanine), 아스파트산(aspartic酸), 글루탐산(glutamic酸), 글리신(glycine)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숙취해소에 으뜸이다. 뿐만 아니라 단백질은 풍부하고 지방은 적어 맛이 담백하며,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고 영양가가 높아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주는 효능이 있다. 트립토판(tryptophan)이 함유돼 있어 뇌 발달에도 좋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는 물론 노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필자가 40세가 되던 해 1월1일 일출을 보러 설악산에 올랐다 고생한 생각이 문득 났다. 새벽 3시에 오색에서 출발해 대청봉에 오르니 오전 7시쯤 됐다. 운해로 인해 바닷가보다 좀 늦은 시간에 해가 떠오른 덕분에 내 생애 최고의 아침을 맞이했지만, 겁 없이 걷고 걸어 오른 피로와 추위는 체력의 한계를 알리고 있었다. 따뜻한 물이라도 먹었으면 좋겠는데 배낭에 들어있던 먹을거리는 초콜릿, 사탕뿐이고 물은 얼기 일보직전이었다.

일행들이 중청대피소에 가서 아침을 해먹자고 했다. 멀리 흰 눈밭 위에 보기에는 그럴듯한 건물이 있긴 한데 저길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생각에 질리기부터 했다. 내려가는 길은 바위투성이에 눈까지 쌓여 그리 험할 수가 없었다. 어렵게 대피소에 도착했지만 예약이 안 된 등산객은 객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했다.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서운하고 준비성 없이 무작정 따라나선 무모함에 후회가 밀려왔다.

   
▲ 윤경희 현대그린푸드 현대자동차 메뉴팀장

통사정을 해서 혼자만 침상에 누울 수 있었다. 모포를 덮고 누워 덜덜 떨리는 언 몸을 녹였다. 혼자만 쉬는 미안함, 규정을 내세워 안에 들어서지도 못하게 한 대피소 관리인들에 대한 서운함에 찔끔찔끔 눈물이 났다. 깜빡 잠이 든 것 같았는데 일행들이 식사를 하자고 했다. 밥이고 뭐고 다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발로 여길 내려가려면 한술이라도 떠서 기운을 차려야겠다 싶었다.

준비된 음식은 진수성찬이었다. 미리 볶아서 가져간 돼지 두루치기에 육포를 뜯어 넣고 끓인 황탯국도 있었다. 천상의 음식이 이런 것이구나 싶을 정도였다. 맛있게 먹은 식사덕분에 기운을 차려 무사히 하산을 했다. 그해 늦은 봄 오색에서 시작해 대청봉~봉정암~백담사~용대리로 이어지는 설악산 종주에 도전해 10시간의 산행을 무사히 완등했다. 지치고 허기진 상태에서는 어떤 음식이나 맛있겠지만 설악산 종주 후 먹은 용대리 황태구이와 황탯국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동해를 뒤로하고 진부령을 넘어 용대리 외진 산골에 한겨울을 흰 눈에 쌓인 이색적인 황태덕장도 기억에 남는 풍경이다.

윤경희 현대그린푸드 현대자동차 메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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