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

▲ 울산 남구 CK아트홀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의 한장면.

지난 6일부터 울산시 남구 CK아트홀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가 연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공연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한밤의 세레나데’는 인터넷 심야방송을 하는 지선이 감전사고로 인해 1973년 음악다방 ‘쎄시봉’에서 20대의 엄마와 아빠를 만나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뮤지컬은 작은 무대를 꽉 채우는 노처녀 지선의 기타 연주와 센스 넘치는 노래로 시작된다. 서른세살 노처녀의 애환을 담은 ‘삼땡이 가기전에’, 바람 핀 남자에게 저주를 퍼붓는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등이다. 엉뚱하고 익살스러운 가사에 영상이 더해지면서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지선이 노래하는 공간은 그가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다락방이다. 아랫층에는 엄마 정자가 운영하는 순대 국밥집이 있다. 사채까지 써서 대학에 보내줬는데 다락방에 틀어박혀 인터넷 방송 DJ를 하는 지선을 보며 엄마는 욕설을 퍼붓고, 엄마와 다툰 지선은 울다가 전기에 감전돼 기절한다. 1973년 음악다방 쎄시봉에서 눈을 뜬 지선은 자신보다 더 어린 나이의 엄마, 순수하게 꿈을 좇는 과거의 엄마를 만나게 된다. 홀로 딸을 키우느라 악착같이 살아가는 엄마의 과거를 두 눈으로 직접 보면서 악착같았던 엄마의 속내를 이해하게 된다.

엄마가 꿈을 접은 이유, 그토록 사랑하는 남편을 딸 앞에서 욕하는 이유를 알아가는 과정이 관객들의 마음도 끌어당긴다.

이처럼 뮤지컬은 엄마를 이해하는 과정을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로 재기발랄하게 풀어냈다. 70년대 감미로운 음악과 낭만적인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극을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다. 70년대 영화를 보는듯한 인물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인해 관객은 웃기도 하고, 과거로 돌아가 향수에 빠져들기도 한다.

“엄마도 딸, 할머니도 딸, 왕할머니도 딸”이라는 가사처럼 엄마도 처음부터 우악스러운 순대 국밥집 아줌마가 아니었음을 깨닫고 지선은 깨어난다.

엄마와 딸의 화해를 담은 ‘한밤의 세레나데’는 31일까지 공연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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