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일수록 핵심인력 유지에 힘써야
잉여인력은 훈련강화로 회복기 대비하고
신제품 개발에 투자 늘려 새 활로 모색을

▲ 권수용 울산지방중소기업청장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트럼프 당선에 따른 보호주의 강화, 중국의 성장둔화 및 사드배치에 따른 보복조치 등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대내적으로 정치적인 불안요인,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소비침체 등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어느 때 보다 악화되어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의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은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지난 11월말 경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한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85.7%가 위기라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3분의 1 가량은 ‘금융위기·외환위기에 준하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 했다. 경제 위기의 주된 이유(복수응답)로는 ‘소비심리 위축, 매출급감 등 내수침체’(54.1%) ‘정치 리더십 부재에 따른 경제 불안’(51%) 등이 거론됐다.

울산지역의 주력산업에 대한 내년도 전망도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조선산업은 선박 및 플랜트 수주 부진으로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며, 자동차산업도 내수와 수출의 동반부진이 예상되어 밝은 편은 아니다. 다만, 석유화학은 유가인상에 따라 수익성 증대가 예상되어 다소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들로 중소기업들은 ‘원가절감 등을 통한 내실경영’(58.3%) ‘새로운 거래처 다변화 모색’(48.4%) ‘기술개발 혁신’(29.7%) 등으로 응답하였다.

경제학자 폴 로머(Paul Romer)는 “위기는 낭비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것이다”라고 하면서, 일반적인 경우에는 변화를 만들어 내기 어려운 기회를 위기의 측면에서 말한 바 있다. 이는 불황기간 중에는 변화에 대한 저항이 현저히 줄어들고, 경영합리화를 수행할 여유 인력도 생긴다는 의미이다.

중소기업들이 설문에서도 답변한 바와 같이 내실있는 경영, 거래처 다변화 및 기술개발 등을 통해 경기 회복기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침체기일수록 구조조정으로 인해 우수인력이 외부로 유출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중소기업들은 핵심인력 유출을 방지하여 회복기에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침체기의 잉여인력을 활용한 임직원 훈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고용유지를 위한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기업은 인하된 임금으로 고용을 유지할 수 있고,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유지하면서 훈련을 받을 수 있으며, 정부의 비용부담도 실업수당이나 사회적 혼란비용에 비해 적어질 수 있다.

다음으로 신제품·신공정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신제품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경기침체기에 특허 신청이 늘어났다고 하며, 애플도 불황기에 3G 아이폰을 출시하여 240%의 매출 증가를 실현했다고 한다. 정부에서도 중소기업들이 기술개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R&D자금의 지원뿐 아니라 연구인력 및 장비 등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거래처 다변화를 위한 해외시장 개척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가 어려워지므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절실히 요구된다. 중소기업 자체의 힘만으로는 해외시장을 개척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수출지원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경기침체기에는 모든 기업들에게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존재한다. 어떻게 위기에 대처하느냐에 따라 회복기에 더 많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여 성장이라는 과실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울산지역 중소기업들이 기술혁신과 신시장 개척, 경영내실화를 통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해 본다.

권수용 울산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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