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태풍 영향 수급 불안정...무값 작년보다 배 이상 비싸

당근·시금치 가격도 증가세...AI 확산 탓 계란값까지 급등

▲ 무 등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15일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손님들이 채소류를 고르고 있다.
막바지 김장과 겨울 추위가 본격 시작되면서 월동 채소 등 울산지역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당근과 무는 올여름 폭염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공급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고, 김장 재료와 쪽파, 시금치 등도 추워진 날씨 탓에 작년 이맘때 대비 최소 20% 이상 올라 겨울철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김장용 무는 개당 4000원 선에 판매됐다. 특등 상품을 기준으로 작년 개당 2000원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올랐다. 배추가격은 3포기 한망에 11000원대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반면 무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무와 같은 근채류 품목인 당근도 주산지인 제주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어 가격이 계속 오름세다.

이달초까지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락가격을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한 결과 무(20㎏)는 6842원에서 2만2000원 이상으로 3배 이상 뛰었다. 당근(10㎏)도 6533원에서 1만원으로 두 배 가량 급등했다.

소매상이 밀집해 있는 남구 신정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전체적으로 큰 오름세인 무, 당근뿐 아니라 시금치, 쪽파 등 채소류 가격이 들썩였다. 시금치와 쪽파는 한 단에 5000~6000원대로 작년 이맘때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에 김장을 위해 장을 보러 왔다는 한 주부는 “김장을 안 할수는 없으니 딱 필요한 만큼만 샀다. 배추 가격은 안정적인데 반해 무 가격이 계속 올라 큰일”이라고 했다.

도매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황모씨도 “태풍의 영향으로 무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도 김장철이다 보니 없어서 못 팔정도다. 물량은 한정적이고 찾는 사람이 많으니 가격이 내려갈 줄 모른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김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울산지역은 경기침체로 외식 등을 줄이면서 가정에서 김장 규모를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어간 것도 채소값 상승에 한몫했다.

한편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급속도로 확산함에 따라 산란계 수가 급감하면서 계란값도 크게 인상됐다. 이마트는 자사 ‘알찬란’(대란 30개 기준)을 5980원에서 6280원으로 인상했고, 농협 하나로마트도 30개 입 대란을 기준으로 지난달 말부터 가격을 꾸준히 올려 3900원대에서 5200원대로 크게 높였다. 서정혜 수습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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