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금리 인상 국내 영향은

 

미국이 14일(현지시간) 1년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최근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나라 수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미국 금리인상은 일반적으로 신흥국 경기침체, 달러화 강세, 유가 하락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유가와 신흥국 경기에 민감한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등의 업종이 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금리인상은 이미 예견됐기 때문에 영향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이 내년에도 금리인상 속도를 높인다면 우리나라의 수출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반면 금리인상으로 미국경제가 회복되면 장기적으로 미국 수출기업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유화·車·철강 특히 타격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
부동산 시장침체 우려
美경기회복 긍정적 관측

◇신흥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은 미국 금리인상 직후 보고서를 통해 “달러화 강세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과 자본 유출로 중국, 중남미 등의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경우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국제금융시장 불안은 각국의 실물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키고 글로벌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등 최근 유가 상승과 신흥국 경기 회복의 덕을 본 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으며, 자동차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반기계도 유가가 떨어지면 셰일가스 업체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대형 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우려됐다.

조선업계는 결제통화 다변화 비중이 커 환율 영향이 적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변동이 클 경우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무역협회는 설명했다. 일부 수출기업은 미국경제가 회복되면 대미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무역협회가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업체의 31.7%가 금리 인상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일 것이라고 응답한 28.3%보다 더 많았다.

◇국내 부동산시장에 큰 악재

시기와 인상 폭이 변수지만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국내 부동산 시장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침체와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이 당장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의 시중은행이 일제히 대출금리를 올린 상태에서 추가인상이 이뤄질 경우 시장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은행 안명숙 고객자문센터장은 “지난해와 올해 국내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누린 것은 저금리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며 “최근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과 중도금 대출금리 인상,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일련의 상황은 저금리 시대를 위협하는 것이어서 대출을 끼고 부동산을 투자한 사람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분양권 전매제한 금지 등 부동산 규제와 대출규제, 금리인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 이후 입주물량 증가로 집값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청약자 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형석·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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