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해군 잇따라 '성과'…공군에서도 도입 추진

'아프가니스탄의 어느 황무지에 숨이었던 테러집단 조직원들이 근처로 날아온 작은 미군 무인기들을 발견하고 사격을 시작한다. 무인기들을 겨냥한 소총과 로켓 사격이 이뤄지는 동안 지평선 너머에서 미사일 두 발이 날아와 테러 가담자들이 있던 곳에 내리꽂힌다.'

▲ 미 육군에서 공격헬기와 연동운영 방안을 연구 중인 MQ-1C '그레이 이글' 무인기 [미 육군 제공]

이는 미 육군에서 개발 중인 다수의 무인기를 활용한 전술 구상 중 하나다.

17일(현지시간) 미 육군과 군사전문매체, 보잉사(社) 등에 따르면 미 육군은 공격 헬리콥터와 여러 대의 무인기를 연동해 운용하는 방안을 개발 중이다. 특히 AH-64E '아파치' 헬기와 무인기들을 연동 운영하는 기술 개발을 위해 최근 보잉과 2천400만 달러(약 285억 원) 규모의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까지 미군은 무인기를 별도의 전투기처럼 사용해 왔다. 한 명의 조종사가 무인기 한 대를 조종하고, 무인기는 대개 정찰이든 공격이든 한 가지 임무만을 부여받았다.

이와 달리 새로운 전술 구상은 상호 통신기능을 강화한 여러 대의 소형 무인기들을 동시에 전선 근처에서 운용하고, 무인기 조종을 맡은 부대나 병력이 즉각적이고 지속적으로 화력을 사용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적 병력은 실제 미군 병력 대신 무인기들만을 상대로 전투를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는 뜻이다.

미 육군은 최근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아파치' 헬기와 무인기들을 연동 사용하는 실험을 진행해 왔고, 헬기 조종사가 멀게는 약 100km 밖에 있는 적들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해군에서도 비슷한 개념의 소형 무인전투정 사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 해군연구소(ONR)는 지난 9월 6일부터 10월 3일까지 진행된 실험을 통해 무인 소형 전투정들의 피아식별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ONR는 2014년부터 무인 소형 전투정 십여 척이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적 전투함을 식별한 뒤 자체 판단에 따라 포위하거나 항구 같은 정해진 지점으로의 접근을 막고, 나아가 공격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실험을 진행해 왔다.

소형 전투정이 목표 주변을 빠른 속도로 맴도는 모습 때문에 실험을 참관한 이들은 '벌떼 같은 모습'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여러 개의 표적이 있을 때 사람이 가장 먼저 격퇴할 표적을 지정해야 하지만, 전투정들이 스스로 어떤 것이 가장 위험한 표적인지를 판단하고 그에 대한 '집중공세'에 나설 수 있는 기능을 개발 중이라고 ONR는 밝혔다.

공군 역시 한 번에 수십 대의 소형 무인기들을 동원해 직접공격보다는 목표가 어디 있는지를 찾아내거나 순항미사일 같은 유도무기에 위치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미국의 군사전문매체들이 전했다.

결과적으로는 육군에서 추진 중인 소형 무인기 사용 구상과 닮은꼴이 될 수 있으며, 대신 공군에서 사용할 때는 저속 비행이나 공중 정지 같은 기동을 할 수 있는 F-35 전투기가 아파치 헬기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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