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립대 심리학과 실험 결과 논문 발표

수업 시간에 인터넷 서핑을 하면 똑똑한 학생도 성적이 낮아진다는 실험 결과가 미국 대학에서 나왔다.

18일 미시간주립대(MSU)에 따르면 이 대학 심리학과 수전 라비차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논문을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할 예정이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자들은 이 대학 킴벌리 펜 부교수가 강의를 맡은 심리학개론 수업을 수강한 학생 507명 중 실험 참여에 동의한 127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강의 시간은 1시간 50분씩이었으며 15차례 수업이 열렸다.

수업 도중 인터넷에 접속한 경우가 학기 전체 수업횟수(시수) 중 과반인 8차례 이상이었던 83명이 최종 분석에 포함됐다.

실험 결과 학생들이 110분간의 수업 도중 수업과 무관한 일로 웹 서핑을 하는 데 사용한 시간은 평균 37분이었으며, 소셜 미디어, 이메일 읽기, 인터넷 쇼핑, 비디오 보기 등에 이 중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이들의 성적을 분석해 본 결과, 수업 중 인터넷 사용이 기말고사 성적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있었다. 이는 학생의 똑똑함과 수업에 대한 열의를 변수로 감안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똑똑한 학생과 수업에 열의가 있는 학생도 수업 도중 인터넷 서핑을 하면 성적이 낮아진다는 얘기다. 똑똑함은 미국의 대학입학시험인 ACT 점수로, 수업에 대한 열의는 학기 종료 후 실시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측정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 수업 시간에 강의 슬라이드를 내려받거나 랩톱 PC로 필기를 하는 등 ‘수업 목적’으로 인터넷을 쓰는 경우에도 시험 성적에 좋은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라비차 교수는 “랩톱으로 필기하는 것이 손으로 필기하는 것보다 학습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 선행 연구에서 입증된 바 있다”고 지적하고 학생들이 랩톱을 일단 열면 딴짓을 하고 싶은 유혹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에 랩톱을 가져올 필요가 없게 하려고 강의 슬라이드를 배포하는 시점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전에는 수업 시간 전에 강의 슬라이드를 배포했지만, 오히려 공부에 방해될 수 있으므로 시험을 치르기 바로 전 주에 업로드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수업 시간에 랩톱을 가져오는 학생들은 강의실 뒤편에 앉도록 한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