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은 삶을 풍부하게 하는 자산
경제성장으로 내달려온 울산도 이젠
고른 질적 성장 위해 문화예술 융성을

▲ 김진술 KT&G 서울본사 부장

직장인들은 연말 송년회로 바쁘다. 최근 시국상황에 동참하여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모임을 갖는가 하면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거나 문화예술을 함께 즐기는 송년회를 보내기도 한다. 과거와는 달라진 다양하고 의미 있는 연말모임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연말을 맞이하여 문화예술 활성화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중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메세나활동을 생각해 본다.

필자의 지인은 모 대기업을 퇴직하고 오랜 기간 자신의 취미생활이었던 오페라 예술과 경영 리더십을 접목하여 대학교와 직장에서 ‘예술과 경영’이라는 주제로 강의하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행복해 한다. 그는 “감성과 창의성이 기업의 경쟁력인 이 시대에 예술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 그리고 창의성에 인사이트(insight)를 제공한다”며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실, 오늘날 문화예술은 더 이상 여유 있는 사람의 사치활동이 아니다. 문화예술은 공부 잘하는 1등 학생이 아닌 다양성과 창의성, 풍부한 감성을 가진 인재육성에 기여한다. 그리고 삶을 풍부하게 하는 개인과 사회의 영양분이고 지역 자산이다.

최근 산업정책연구원이 조사한 기업의 사회공헌분야에서 문화예술 지원은 12.3%로 최하위 수준이다. 기업은 이윤의 사회적 환원 차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일자리 창출과 함께 2대 사회적 역할로 여기고 있다. 필자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중 문화예술에 대한 메세나(Mecenat) 활동에 주목한다. 메세나는 고대 로마에서 문예부흥에 공헌한 마에케나스의 이름에서 유래된 말로 기업들이 문화예술을 지원함으로써 사회공헌과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의미이다.

울산의 ‘랑제문화재단’은 문화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지역사회의 문화발전에 기여한 문화예술인과 단체 등을 매년 발굴하여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저소득층 경제지원 못지않게 지역기업들의 메세나활동에 촉진제가 되기를 희망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KT&G도 2007년 ‘상상마당 홍대’를 시작으로 충남 논산, 그리고 강원도 춘천에 잇따라 복합문화공간인 ‘상상마당’을 열고 연간 2600여개의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500억원 이상을 국내외 사회공헌에 지출하고 있고, 특히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메세나활동에서 인정받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화예술 공간은 단순한 놀이공간이 아닌 시민들의 문화욕구 충족과 시민정서 함양을 통하여 일과 삶의 질을 균형화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몇 해 전에 지점장으로 생활해 본 울산은 몰라보게 확 달라져 있었다. 과거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공해와 환경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었고, 태화강의 수질오염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인구증가와 함께 지역개발과 도로망이 확충되고 태화강 생태환경 복원과 공해 없는 공업단지 등 변화된 모습에 깜짝 놀랐다. 반면에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시민들의 관심은 부족해 보였다. 최근 예술 활동 분야에 대한 조사에서 울산은 전국 16개 시도 중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문화예술 공간과 공연이 부족하여 명절이면 극장에서 영화로 시간을 보내던 시절은 아득한 옛이야기이다. 이제 울산은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와 저성장시대 등에 대비하여 질적성장과 균형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청사진이 필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시민들은 그 동안 울산의 양적성장과 도시환경 변화에 긍정하면서도 이에 걸맞는 노사문화와 문화예술 그리고 울산의 미래에 부정적이다. 새로운 성장엔진을 가진 ‘활기찬 창조도시’ 그리고 정자바다와 태화강 생태 그리고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아름다운 산들을 자원으로 삼아 문화예술이 살아있는 ‘따뜻한 문화예술도시’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김진술 KT&G 서울본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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