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격 10% 가량 인상...판매량 최대 2배까지 늘어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값이 계속 오름세인 가운데 남구 달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계란을 고르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계란값이 폭등하고 있다. 가격 급등에다 수급도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사재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제과제빵업체 등 계란 소비가 많은 업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비자가격 10% 가량 인상
판매량 최대 2배까지 늘어
성수기 맞은 제과업계 울상
닭고기 소비 줄어 값 하락

◇계란 한판에 7000원 넘어

19일 이마트 울산점에서는 대란(30개입)을 5980원에서 6280원으로 한차례 올린 데 이어 15일부터 6580원에 판매했다. 북구 진장동 메가마트 울산점도 20일부터 친환경계란(30개입)을 6300원에서 6800원으로 8% 인상한다. 메가마트는 계란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20일부터 판매 수량도 ‘1인 1판’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롯데마트도 20일부터 가격을 10% 정도 더 올리고 수량 또한 ‘1인 1판’으로 제한한다. 만약 예정대로 롯데마트가 20일 계란값을 10% 추가 인상할 경우 현재 6800원 수준인 ‘롯데마트 행복생생란(특대) 한판(30알)’의 가격은 7300원대 까지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할인마트 ‘빅3’가 앞서 2주에 걸쳐 10%가량 계란값을 올렸지만, 이후로도 공급부족이 지속되고 도매가격 수준이 계속 높아지자 마트들이 속속 추가 인상에 나서는 상황이다.

◇일부 매장 사재기 조짐도

계란값이 계속 인상되다 보니 더 오르기 전에 사려는 소비자들로 비싼 가격에도 대형마트의 계란 매출은 증가 추세다. 매장별로 차이는 있지만, 평소대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두 배까지 계란 판매량이 늘었다. 일부 매장에서는 사재기 조짐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남구 달동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는 “계란값이 당분간 계속 오를 것 같아 미리 사러 왔다”며 “계란은 가정에서도 많이 찾는 식재료라 식탁 물가에도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가격 오름세에 일부 소비자가 사재기를 하는 경우까지 생기면서 계란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 마트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수급에 별문제가 없지만 피해 농가가 계속 늘고 있어 다가오는 주말부터는 상황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계란소비 많은 제과업체 직격탄

계란값이 급등하면서 계란 소비가 많은 제과업체도 직격탄을 맞았다.

19일 남구 삼산동의 한 베이커리 대표는 “빵집은 계란을 많이 쓰다 보니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원가에 영향이 크다. 계란값이 한 달여 새 1500원 가까이 올랐는데 “경기불황에 매출이 안 좋은 상황이라 빵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연말과 크리스마스 등 빵 소비가 많은 시기에 원재료 값이 올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AI 여파로 닭고기 소비가 줄면서 생닭(육계) 가격은 오히려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생닭(1kg) 가격은 지난해 같은 날과 비교해 5855원에서 4990원으로 15% 이상 떨어졌다.

남구 무거동의 한 삼계탕 전문점은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으로 손님이 30~40% 이상 급감했다”며 “산란계 피해가 크다 보니 당장은 계란값 영향이 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생닭 가격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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