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12개월 연속 소비지수 기준치 밑돌아

10월 한달여간 진행한 ‘코리아세일페스타’ 효과 미미

김영란법 시행으로 고급 음식점·선물세트도 큰 타격

올 연초부터 이어진 울산지역 경기침체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유통·요식업계 등도 매출하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울산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CI)는 올해 한번도 기준치를 넘지 못했으며, 정부주도 소비진작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10월 한달여간 진행됐음에도 ‘반짝특수’에 그쳤다. 특히 하반기에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은 지역 유통·요식업계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대규모 할인행사에도 소비심리 위축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 초부터 경기불확실성 등으로 가계지출을 줄이기 시작한 울산지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위축은 연말까지 이어졌다.

한국은행 울산본부에 따르면 올해 울산지역 소비자심리지수는 85~95 사이를 맴돌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종합적 인식을 나타내는 지수로 지난해 11월(101) 이후로 12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이 기간 전국 평균이 100 이상이거나 90 후반대인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울산을 포함한 전국적인 소비침체에 정부가 10월 한달간 진행한 코리아세일페스타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진 못했다.

현대·롯데백화점 울산점 등은 할인행사가 진행된 첫 주말에 전년대비 10% 이상 매출이 상승했지만, 10월 전체 백화점 판매는 오히려 10% 이상 감소했다. 행사 초기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근본적인 소비진작을 이끌어내진 못한 것이다.

이와 함께 태풍 피해 등으로 채소값이 폭등하면서 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지난 10월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무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축수산물로 구성된 신선식품 가격은 전년대비 10% 이상 올랐다. 또 최근 조류인플루앤자(AI) 확산으로 인한 계란값 상승과 월동채소류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요식업계 큰 타격

올 하반기 울산지역 유통·요식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김영란법 시행이었다. 지난 9월28일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울산지역 한식당, 일식점, 한우고깃집 등 고급음식점을 중심으로 요식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로 매출부진을 겪고 있던 이들 고급음식점들은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평년대비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진 데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예약률도 3분의 1 이상 급감했다. 특히 조선업 구조조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동구지역의 경우 요식업계 전체 매출이 전년대비 4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명절 선물세트 구성도 달라졌다. 법 시행 이후 5만원 이하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통업계는 지난 추석부터 발빠르게 명절 선물세트 구성을 바꿨다.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백화점도 내용물과 포장을 줄인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 구성을 평년대비 20% 이상 늘렸다.

울산지역 한우농가 등 고가의 농축수산물을 취급하는 업계도 타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고가인 한우의 특성상 선물세트 수요의 감소와 수입육 대체 등으로 소비가 줄면서 최근 한우 도매가격이 10% 이상 하락하는 등 관련 업계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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