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하 곡 모티브로 제작...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차태현·김유정 등 출연...다음달 4일 관객과 만나

 

남녀 간의 사랑에는 언제나 고비가 있다. 이제 막 철없는 사랑을 시작한 10대도, 서로를 알 만큼 아는 중년의 부부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들도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다. 이런 고비의 순간마다 사랑의 큐피드가 나타나 서로의 진심을 깨닫게 해준다면 우리의 삶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의 주인공인 작곡가 이형(차태현·사진 왼쪽)은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하러 가던 중 자동차 사고를 당한다. 사고에서 깨어난 그는 모든 기억을 잃은 채 여고생 말희의 몸으로 깨어난다. 말희는 전교 1등의 모범생이지만 같은 학교 남학생과 사랑에 빠져 임신한 상태. 사정을 알게 된 이형은 말희를 위해 직접 나선다.

유일하게 자신의 비밀을 알아챈 4차원 소녀 ‘스컬리’(김유정·사진)의 도움으로 인생 최대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보기로 한다. 이형은 한 커플의 위기를 해결할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사람으로 빙의한다.

아내와 카톡으로만 대화하는 이혼 직전의 형사(성동일), 대학교 때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배불뚝이 순정파 노총각 교사(배성우),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치매 노인(선우용녀)까지.

이형의 영혼이 이들의 몸에 차례로 들어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영화는 사랑의 다양한 민낯을 보여준다. 빙의라는 설정을 통해 얼기설기 엮인 판타지 드라마가 뜻밖에 설득력을 지니고, 감동까지 주는 데는 배우들의 연기가 한몫했다.

뜻하지 않게 ‘사랑의 큐피드’가 된 차태현은 자신의 가장 큰 장기인 코믹연기를 편안한 옷을 입은 듯 연기한다.

성동일, 배성우, 선우용녀 등 중견 연기자들이 제각각 선보이는 차태현 빙의 연기도 볼만하다.

이 영화의 중요한 모티브는 26세의 나이에 요절한 가수 유재하의 노래다.

주지홍 감독은 “유재하의 음악을 사랑스럽고, 따뜻하고 힐링이 될 수 있는 스토리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 중 이형은 무대 공포증을 겪고 있는 ‘홍대 여신’이자 여자친구인 현경(서현진)에게 “유재하는 죽은 게 아니라 아직도 살아서 사람들의 사랑을 이어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 대사처럼 사랑에 서툰 사람들이 진심을 담은 고백을 하는 순간 ‘나 오직 그대만을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유재하의 노래 ‘사랑하기 때문에’ 노랫말이 울려 퍼진다.

현경이 무대 공포증을 딛고 공개 오디션에서 유재하의 노래를 부르는 마지막 장면에서 감동은 고조된다. 1월4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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