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축제

▲ 처용문화제

올 한해 울산지역 축제는 변화의 기로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울산지역 최장수이자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해 온 처용문화제는 개최 장소를 바꿔 반세기 50주년 행사를 치러냈다. 지난해 프레페스티벌을 성공시킨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올해 첫 회 축제를 무리없이 소화해 냄으로써 영남알프스를 내세운 울산의 새로운 대표축제 가능성을 예고했다. 울산대공원 장미원에서 열린 장미축제는 예년처럼 울산의 5월, 초여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같은 장소에서는 여름에 대비되는 장미원 빛축제가 올해 처음 개최, 울산에 또 하나의 겨울축제로 안착하고 있다. 남구의 울산고래축제와 중구의 울산마두희축제는 구의회의 예산삭감으로 명맥이 끊길뻔 했으나 지역사회 주민들의 요구로 내년 축제를 또다시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신설 울주산악영화제·장미원 빛축제 인기
옹기축제 차별성 높이고 옹기판매 큰 호응
선심성 행사 지적…대표 축제 필요성 절실

◇반세기 처용문화제의 앞날

지난 10월 치러진 제50회 처용문화제는 대시민 화합의 대동놀이로 마무리됐다. 총 닷새 간의 일정 중 초반 며칠 간은 우천으로 방문객 수가 적었으나, 후반 이틀간 선보인 마무리 퍼포먼스 등은 정형화 된 무대공연에 얽매이지 않고, 대형 오방천을 객석으로 끌어내려 시민들의 동참을 유도해 축제의 본질인 유희와 대시민 화합을 유도하는 시민축제 취지를 제대로 충족시켜줬다.

하지만 처용문화제는 내년 1월 출범하는 울산문화재단 사업으로 흡수, 반세기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치러진 문화재단 직원공채에서 처용문화제 사무국 직원들이 모두 영입되지 못해, 축제의 연속성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과제로 남겨진 상황이다.

▲ 옹기축제

◇옹기축제, 우수축제 발돋움

지난 5월 열린 울산옹기축제는 난장촌, 장난촌, 산적촌, 장인촌 4가지 핵심콘텐츠를 집중공략했다. 축제와 연관없는 백화점식 체험부스를 과감하게 정리해 옹기만의 차별성을 높였고, 옹기판매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핵심콘텐츠는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유망축제로서의 위상을 내년에도 지속시켜 향후 우수축제로 발돋움하는 밑거름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우수축제 진입을 위해서는 체험거리 위주의 핵심콘텐츠를 좀더 압축적으로 운영할 것과 대외홍보를 더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고래축제

◇장생포의 멋과 맛, 고래축제

지난 5월 총 4일간 치러진 울산고래축제에는 지난해 보다 1만명 이상 늘어난, 67만여 명이 방문했다. 옛 장생포에서 열린 출경의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수상 플라이보드 퍼포먼스가 눈길을 모았다. 매일 250여 명이 참여한 거리 퍼레이드도 축제의 흥을 돋우는데 톡톡한 역할을 담당했다. 고래연구소 앞마당의 먹거리존 또한 축제기간 내내 문전성시를 이뤘다. 장생포 주변 곳곳에 주차장을 운영했고, 시내와 장생포를 연결하는 셔틀버스와 행사장을 오가는 순환버스 도입도 큰 호평을 받았다. 다만 축제를 추진해 온 고래재단 조직과 운영에 대한 잡음이 적지않은데다 이 점을 근거로 남구의회가 축제예산 전액삭감을 추진했던만큼 내용보강에 앞서 운영주체의 안정화부터 모색해야 하겠다.
 

▲ 마두희축제

◇기사회생 마두희축제

울산마두희축제는 올 한해 지역축제 중 가장 많은 풍파를 겪었다.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올해 일정 자체가 전면 취소됐는가하면, 인지도와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며 일부 중구의회 의원들로부터 예산전액삭감 문턱까지 다녀왔다. 다행히 의회 예결위 차원에서 부활이 이뤄지긴 했으나, 그로 인한 축제평가의 잣대가 더 깐깐해진만큼 내년 축제의 성공 개최여부가 마두희축제의 전승과 보존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내년 마두희축제는 기존 10월에 열리던 일정을 상반기 단오행사로 앞당겨 치러지며, 개최장소도 원도심 문화의거리에서 태화강 둔치로 확장된다. 울산고유의 큰줄당기기 마두희의 전통을 계승하고 이를 시민축제와 도심문화축제로 격상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방만한 예산편성 개선 의견도

이달초 열린 울산시의회의 행정감사에서는 날로 늘어나는 지역축제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2014년 400개에서 2015년부터 올 9월까지 451개로 늘어나는 등 매년 관련예산이 증가하고 있는데, 방만한 예산편성과 집행이 이뤄지지 않도록 중복성 행사를 지양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문병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울산에 축제가 다양하나 우리들만의 축제로 대표할 만한 것이 없어 선심성 행사나 축제 등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고령머드 및 화천산천어축제처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울산의 인지도를 높이는 대표축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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