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조직·인력 확보가 최우선
설계단계부터 적극 반영해야

▲ 박혁 전 울산시 중구 건설교통국장

지난 12월14일자 경상일보 2면의 ‘헛 구호에 그친 지역생산 건설자재 우선 구매’ 보도를 접하고 전직 공무원으로서 느낀 점을 말해 보고자 한다. 울산지역 건설 산업체의 생산자재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내용을 조언하려고 한다.

첫째, 울산시청 내 전담부서의 설치로 인력과 조직을 확보해야 한다.

울산지역 건설 산업체의 생산자재는 토목, 건축, 전기, 기계,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총괄해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을 확보해야 지속적이고 철저하게 행정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아니하고 일시적으로 울산시장 명의의 공문 발송만으로 문제 해결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결국은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다.

또한 경상일보 기사에서 시 관계자도 인력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실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조직과 인력의 확보가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담당 공무원이 확고한 사명감과 의지를 가지고 지역 내 건설 산업체의 생산자재를 쓰도록 유도해야만 지역 건설 산업체의 기술력 및 경쟁력 향상, 고용 인력의 확대가 이루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울산 내 건설 산업체의 생산자재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울산시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는 토목, 건축, 전기, 기계, 환경 등 건설 산업체의 전반적 생산자재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내용을 수시로 업그레이드해 사업부서에 전파해야 향후 울산시 건설 산업체의 생산 자재 활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울산 내 건설 산업체의 정의를 명확히 규정해야 이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셋째, 울산시에서 발주하는 관급공사에 지역 내 건설 산업체의 생산자재가 사용될 수 있도록 설계 단계부터 반영돼야 한다.

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지역 내 생산자재를 발주 후 설계 변경해 사용토록 유도할 경우 △이미 설계에 반영된 타 지역 생산 자재업체와의 불협화음 발생 △설계변경에 대한 담당 공무원의 기피(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의혹의 눈초리) △각종 감사기관의 감사시 우선 감사대상이 되는 점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설계 단계부터 지역 내 건설 산업체의 생산자재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그러나 배타적 지역이기주의라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 단계에서 시와 구·군에 설치된 자재심의 위원회와 건설기술심의 위원회, 공법심의 위원회 등을 활용, 지역 내 생산자재와 타 지역 생산자재를 비교 검토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대등하고 A/S 등 사후관리가 용이하다고 판단될 경우 지역 자재를 우선 선정하면 경제적 효율성, 가격대비 성능(가성비) 등을 최적화할 수 있어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울산시 및 5개 구·군에서 발주하는 공사에 지역 건설 산업체의 생산자재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면서 울산 내의 국가기관과 대형건설사 등 여타 기업체에도 이를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타당하면서 순리적이라고 생각된다.

박혁 전 울산시 중구 건설교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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