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경숙 울산시 중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지난 11월23일 울산 중구의회의 의사일정 중 가장 바쁜 제2차 정례회가 시작됐다. 2016년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새해 당초예산안 심의를 통해 집행부의 지난 일년 간 행정과정을 돌아보며 노고에는 칭찬과 격려를, 잘못된 부분은 질책과 개선을 위한 대안제시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새해 예산안 예비심사 과정에서 행정자치위원회는 중구의 대표축제인 마두희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 중구를 온통 들썩이게 할 정도였다.

삭감 사유를 보면 축제의 낮은 인지도로 인해 참가자들이 자발적 의사에 따르기 보단 각 동별 관변단체나 공무원들이 주로 동원, 이로 인한 애로와 큰 줄다리기의 안전성 문제 등이 제기되며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의 성장과 변화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삭감된 예산안은 예산결산위원회로 넘어왔고 예결위가 열리기 전 지역 원로들과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의회를 방문해 조선시대 영조 25년(1794년) 학성지에 실렸던 마두희의 역사적 내용과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명맥이 끊긴 과정, 전통민속놀이의 전승과 복원 등을 내세우며 마두희가 지닌 가치를 의회에 설명했다. 또한 집행부에서는 의회가 제시한 삭감사유에 대해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축제의 중요성과 주민화합을 위한 개최 필요성을 강조했다.

논란과 진통 속에 예결위는 상임위원회 결정을 존중하기로 한 내부방침과 충돌하며 장시간 논의를 벌여 축제 예산안 전액을 다시 부활시키기로 결정했지만 그 과정에서 예결위원장으로서의 깊은 고민과 고뇌는 말로 다 설명하지 못할 만큼 큰 부담감이었다. 이제 숙제는 마두희 축제가 25만 중구민이 화합하고 중구를 대표하는 축제로 거듭나는 일이다.

축제는 개인이나 집단이 의미있는 일이나 시간을 기념하는 의식에서 유래됐다. 이것이 현대에 들어와 전국 각지에서 열리며 각 지역의 문화산업으로 확대돼 사회 구성원의 결속력을 강화시키는 소통의 수단으로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 고유 전통문화를 계승해 이어오던 축제의 상당수는 일제 강점기 시절 탄압에 의해 그 맥이 끊겨 사라져 갔다. 그러다 1990년대 이후 사회 변화 속에서 본격적으로 전국 각지의 축제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현재의 축제는 경제논리가 가미돼 가치를 창출해 내는 지역의 문화자원으로 성장하며 관광산업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마다 특색을 살린 콘텐츠를 토대로 문화적 정체성을 입혀 주민들이 주체가 돼 축제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다면 축제가 지닌 본래의 목적인 공동체 의식 함양과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또한 이와 함께 지역 주민들이 자긍심을 갖고 축제에 참여한다면 그야말로 성공한 축제, 영원히 존속돼야 할 축제로서 명분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제 2016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시간을 보내며 희망으로 맞이할 새해를 앞두고 언제나 그랬듯 주민을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되뇌며 25만 중구민을 비롯한 주변의 모든 분들이 새해 더 행복한 시간을 맞이하길 빌어본다.

하경숙 울산시 중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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