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화장실 제하고 나면 생활공간은 1.4평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집값이 비싼 도시인 홍콩에 주차공간보다 작은 초소형아파트가 생긴다.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 쥔허(俊和)는 툰먼구에 홍콩에서 가장 작은 11.9㎡(3.6평) 크기의 아파트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란다와 화장실, 부엌 등의 공간을 제하고 나면 실질적으로 거주자가 쓸 수 있는 공간은 4.6㎡, 평수로 따지면 1.4평에 불과하다.

이는 건물에 딸린 자동차 한 대의 주차공간 크기인 12.4㎡보다도 작다.

완공은 2018년 9월로 예정돼 있으며 아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최근 홍콩에서는 극단적으로 좁게 만든 이른바 ‘구두 상자’(Shoebox) 아파트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월 헨더슨 토지개발이 주룽 반도 허원톈(何文田) 지역에 가구당 15㎡(4.5평) 크기의 아파트를 건설했다. 이 4.5평짜리 아파트 매매 가격은 400만 홍콩달러, 한화로 6억2천만 원에 달했다.

10월에는 엠퍼러 인터내셔널이 해피 밸리에 주방과 욕실을 포함해 18.6㎡(5.6평) 크기의 복합 아파트를 세웠다. 스와이어 프라퍼티스가 10월 개보수한 스타 스튜디오는 크기가 13.2㎡(4평)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홍콩에서 면적이 20㎡(6평) 이하인 미니 아파트는 10여 곳이 넘는다.

이처럼 홍콩 건설회사들이 앞다퉈 소형 아파트를 내놓는 이유는 천정부지로 뛰는 집값 때문에 사람들이 넓은 집을 살 여력이 없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좁은 집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데모그라피아가 1월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홍콩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홍콩 시민 소득 중간값의 19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오송옌(姚松炎) 홍콩중문대 교수는 “집을 간절히 사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세 가지 선택지밖에 남지 않았다”며 “작은 집을 사거나 오래된 집을 사거나 도심에서 먼 곳에 있는 집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의 조셉 쩡 상무이사는 “(쥔허가 건설하는 아파트가) 작기는 하지만 미래에 더 작은 면적의 아파트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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