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외래환자 1천명당 독감환자 153명…1주일만에 42% 늘어
보건당국 ‘늑장 주의보’ 지적에 “연령별 예비주의보 검토할 것”

계절 인플루엔자(독감)가 최근 초·중·고생들 사이에서 이례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환자 발생이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 전체 인플루엔자 환자도 1주일새 7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질병관리본부의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제51주(12월 11일∼12월 17일) 기준 초·중·고교 학생연령인 7∼18세의 인플루엔자 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천명당 무려 153명으로 전주보다 42% 급증했다.

이는 질병관리본부가 20일 발표한 51주 잠정치(외래환자 1천명당 152.2명) 보다 높은 수치로, 1997년 인플루엔자 감시체계를 도입한 이래 최고치로 확정됐다. 기존 학생 인플루엔자 환자 숫자 최고치는 2013∼2014 절기 당시 1천명당 115명이다.

전체 연령대 가운데 인플루엔자 환자 발생이 가장 적은 연령대는 65세 이상(외래환자 1천명당 9명)이었으며 50∼64세(외래환자 1천명당 22.2명)가 그다음으로 낮았다.

0∼6세, 19∼49세는 각각 외래환자 1천명당 59.6명, 51.5명의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인플루엔자 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천명당 61.8명으로 확정됐다.

이는 전주 외래환자 1천명당 34.8명과 비교하면 약 77% 늘어난 수치다.

환자 발생 현황을 일별로 살펴보면 12월 12일에는 외래환자 1천명당 55.8명이지만 12월 15일에는 외래환자 1천명당 62.4명까지 증가했고 12월 17일에는 외래환자 1천명당 78.8명까지 뛰었다.

학령기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숫자가 11월 셋째 주에 유행기준(외래환자 1천명당 8.9명)을 넘어섰지만 질병관리본부가 다음 달 8일이 되어서야 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늑장대응’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인플루엔자 주의보는 연령·지역과 관계없이 단일 기준을 적용한다”고 해명했다.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면 고위험군에 대해 항바이러스제 보험급여가 인정되기 때문에 특정 집단이 아니라 전체 인구의 의심환자 분율을 기준으로 유행주의보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학생 연령층의 인플루엔자 환자 분율은 일반적으로 전체 인구집단보다 일반적으로 2배 정도 높다”며 “전체 인구집단의 인플루엔자 유행기준을 특정 연령층(7∼18세)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질병관리본부는 좀 더 세심하게 인플루엔자 확산을 관리하기 위해 앞으로는 연령별 예비주의보를 내려 유행 조짐을 미리 알리는 방법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도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인플루엔자 대응 브리핑에서 인플루엔자 대응조치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기존 인플루엔자 주의보는 자문위원단의 결정을 받아 내린다”며 “연령에 맞는 예비주의보를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플루엔자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 어르신(보건소)과 6∼12개월 미만 소아(민간의료기관)는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고, 생후 12∼59개월 소아와 만성질환자, 임신부 등은 민간의료기관에서 유료로 접종하면 된다.

예방접종 외에도 손을 자주 씻고 기침 예절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을 씻을 때는 비누를 이용해 30초 이상 씻어야 하고, 기침·재채기를 할 때는 손수건·휴지·옷깃 등으로 입을 가려야 한다.

발열과 함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는 것이 감염 예방에 좋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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