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액 700억…1조원 규모 영구채도 발행해 자본잠식 벗어날 듯

대우조선해양이 설계 자회사인 디섹을 매각하고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대우조선은 23일 사모펀드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자회사인 디섹의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대우조선이 보유한 디섹 지분 전량인 70%를 약 7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대우조선은 앞으로 디섹의 원활한 독자 운영과 매각에 따른 기존 고객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우조선의 설계 관련 프로그램과 데이터 등을 지속해서 제공하는 서비스계약도 함께 체결했다.

이를 통해 매각대금 외에 서비스 제공에 따른 사용료 약 124억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고 대우조선은 설명했다.

디섹은 선박과 해양플랜트의 설계와 품질검사를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로, 올해 3분기까지 매출 3천637억원, 영업이익 344억원, 당기순이익 185억원의 성적을 거뒀다.

대우조선은 또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어 수출입은행이 사들이는 1조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의결했다.

오는 29일 30년 만기에 3.0% 이자율로 발행할 예정이다.

영구채는 원금을 갚지 않고 계속해서 이자만 지급하는 채권으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 12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산업은행으로부터 출자전환을 받기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은 산업은행의 1조8천억원 출자전환과 수출입은행의 1조원 영구채 매입 등으로 총 2조8천억원의 자본을 추가로 확충하게 된다.

영구채 발행이 완료되면 대우조선은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나 작년 말 7천%에 달하는 부채비율이 약 90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자회사인 DSME정보시스템 설립을 의결하고 2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앞서 대우조선은 ICT업무의 전문화와 지원조직 분사를 통한 인력감축을 위해 DSME정보시스템을 내년 1월1일자로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은 디섹 매각 성공으로 현재 추진하는 다른 자산의 매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최근 서울사옥(1천700억원)과 마곡R&D센터 부지 D11 블록(470억원) 매각 등을 통해 현재까지 약 1조6천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말까지 목표였던 1조5천억원을 초과 달성한 것이다.

대우조선은 “디섹 매각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자회사 매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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