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검찰이 불안정한 국내 정치 상황을 틈탄 테마주의 기승에 합동 감시 체계를 구축한 가운데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되는 큐로홀딩스가 첫 이상 급등 종목으로 지정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는 큐로홀딩스에 대한 이상 매매 주문 행태를 보이는 계좌 소유주에 수탁거부 예고 조치를 내렸다.

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이상 급등주 집중 관리 시스템을 가동해 보니 정량적, 정성적 평가 기준에서 큐로홀딩스가 이상 급등 양상을 보여 첫 사례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주가 등락률과 같은 정량적 기준에서는 5~6개의 종목이 이상 급등 의심을 받았으나 중요 공시 내용 유무 등에 따라 큐로홀딩스가 첫 사례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이상 매매 주문 계좌에는 유선경고→서면경고→수탁거부예고→수탁거부 순으로 예방 조치를 하지만, 최근 이상 급등주에 대한 집중 관리 시스템을 갖춘 이후 수탁거부예고→수탁거부로 조치 단계를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큐로홀딩스에 대한 이상 매매가 지속되면 바로 해당 계좌 소유주에 대해 수탁거부 조치가 내려져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이와 함께 거래소는 큐로홀딩스를 시장에서 나도는 루머 관련 사실 여부를 공표토록 하는 ‘사이버 경보(Alert)’ 대상으로 지정했다.

거래소는 큐로홀딩스 시세 조종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 금융당국과 공조해 시장질서 교란행위 적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거래소의 시장 감시와 심리 결과를 토대로 교란행위 가담 여부를 신속히 판단해 위반 혐의자에 과징금을 부과하게 된다.

큐로홀딩스는 계열사 지엔코의 대표이사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인척이라는 이유로 반기문 관련주로 분류됐다.

반 총장의 대권 도전이 구체화되면서 큐로홀딩스는 이달 들어서만 전날까지 66%가량 급등했다.

그러나 이날 이상급등주로 지정됐다는 소식에 14.41% 급락했다.

이달 말 퇴임 예정인 반 총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가진 고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며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이상급등 정치 테마주는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 변화와 상관없이 인맥이나 지연 등 막연한 근거에 기댄 측면이 많아 작전 세력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금융감독원, 서울남부지검, 한국거래소는 이달 중순부터 이상 급등 정치 테마주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시장질서확립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 큐로홀딩스는 “이상급등주로 지정됐음을 거래소로부터 통보받은 바 없다”며 “이상급등주 제도는 회사 경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음을 거래소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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