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울산서 간담회...중국 생산량 증대로 고전

적정수준 생산 감축 독려

▲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왼쪽 첫번째)이 지난 23일 외국인 투자기업인 SSNC 울산공장을 방문해 생산설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정부가 석유화학 분야의 대표적 공급과잉 품목인 TPA(고순도 테레프탈산) 사업재편을 독려하고 나서는 등 사업재편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기업활력제고법’(기활법)에 따라 자발적 사업재편에 참여하고 있지만 구조조정 1순위로 꼽히는 TPA업계는 사업재편 움직임이 없자 직접 채찍을 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울산시에 따르면 도경환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은 지난 23일 울산석유화학단지를 방문해 TPA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지난 9월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강화방안 후속조치 점검의 일환으로 임종훈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 홍현민 태광산업 대표이사, 이종규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장, 서영수 효성 울산공장장 등이 참석했다.

도 실장은 이 자리에서 “TPA 마진이 최근 소폭 증가했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고, 사업재편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업계에 TPA 감축을 요청했다.

정부는 TPA 업계가 기활법을 활용하기를 원하지만 TPA 업체 가운데 기활법 적용을 신청한 곳은 아직 없다.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재편을 위해 인수합병(M&A), 설비 폐쇄 또는 해외 이전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적정시점에 속도감 있게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최근 TPA 마진이 중국 등 일부 수요 증가와 유가상승으로 인해 소폭 상승했지만 일시적인 효과이므로 사업재편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한 것이다. 지난달 TPA 마진은 중국의 수요 증가와 유가 상승으로 지난 1월에 비해 1.2% 증가했다.

간담회에서는 EU의 반덤핑 조사 대응현황에 대해서도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지난 8월 EU에서 한국산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시작돼 우려가 큰 상황이다.

참석자들은 “정부가 통상채널을 활용해 반덤핑 대응에 적극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대표적 공급과잉 품목으로 지정된 TPA의 경우 M&A를 통해 현 생산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감축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TPA는 폴리에스테르섬유, PET병 등의 원료로 쓰이는 범용 화학제품으로 PX(파라자일렌)가 주 원재료다. 한 때 황금알을 낳는 섬유원료로 꼽혔으나 중국 현지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대표적인 공급과잉 품목이 돼버렸다. 현재 TPA는 한화종합화학(울산·대산공장)과 삼남석유화학, 태광산업, 롯데케미칼, 효성 등 5개 업체가 생산중이다.

이들 TPA 생산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생산규모를 450만t 수준까지 줄였다. 생산량 업계 1위 한화종합화학은 올해 1월부터 울산지역 3개공장 가운데 1개 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를 통해 연간 200만t 규모에서 160만t으로 생산량을 40만t(20%) 줄였다. 태광산업도 올해 생산량을 예년에 비해 10% 줄어든 90만t 규모로 축소했으며,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하반기 일부 생산설비를 PIA(고순도이소프탈산) 설비로 전환했다.

한편 도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 이어 울산배관망사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외국인투자기업 SSNC도 방문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