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경기 불황 여파 지속...11월 기준 364억4000만원
구조조정·희망퇴직 계속...물가·금리는 인상 한숨만

 

산업수도 울산이 조선업종 불황의 여파로 1년 내내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몰아치고 근로자들의 체불임금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어느 해보다 우울한 세밑을 맞고 있다. 또 희망퇴직 등으로 정든 회사를 떠나는 직장인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벌이(소득)는 줄어들거나 그대로인 반면 가계부채(빚)는 늘고 금리와 물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이래저래 팍팍한 연말이 되고 있다.

◇지역 체불임금 364억 최대치

25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따르면 올해 11월말 기준으로 지역 기업체의 체불임금 총액은 364억4000만원이다. 이는 체불임금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지난해 체불임금(357억8000만원)에 비해서도 7억원가량 많다. 이달 한달 체불임금을 더하면 37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의 체불임금은 대표적인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사내 협력업체가 조선경기 악화에 따른 경영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도산하거나 폐업함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00억원대를 훨씬 상회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5년 1월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가 3만8900여명에 달했지만 모기업과의 계약이 만료되거나 일감이 줄어들면서 도산하거나 폐업하는 업체가 나타나면서 올해 11월말 기준 업체 근로자가 2만6800여명으로 줄었다. 현대미포조선 역시 같은 기간 8300여명에서 6500여명으로 협력업체 근로자 수가 줄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이같은 인원감축 규모는 국내 30대그룹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회사를 자발적으로 떠난 희망퇴직 인원도 현대중공업 4000여명을 비롯해 국내 조선3사에서만 6000명이 넘었다.

고용부 울산지청은 “체불임금을 줄이기 위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과 체불임금 해결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체불임금을 해결하지 않을 경우 협력업체 등록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대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벌이 줄고 물가·금리는 오르고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 바람은 조선업 뿐 아니라 은행 증권 등 금융권에서도 세차게 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800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KB국민은행을 포함해 금융권이 연말까지 수천명을 감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내 30대그룹의 고용규모는 98만명대로 떨어졌다. 작년 말까지 100만명선을 유지하던 양질의 일자리가 불황의 직격탄을 받은 것이다. 삼성그룹 22개 계열사도 9월말 기준 전체 인원은 21만2496명으로 작년말보다 9515명(4.3%) 줄었다.

반면 주머니에 들어오는 소득은 그대로인데 반갑지않은 연말 물가와 금리 등은 들썩거리고 있다. 계란값은 물론 빵, 콜라, 맥주 등 식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고 오랫동안 이어온 저금리 기조도 미국의 금리인상 영향으로 반전되고 있다.

직장인 김모(48)씨는 “명예퇴직을 해 벌이도 없어졌는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부담도 만만찮고 물가도 올라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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