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합창단·기자 등 탑승…새해 공연위해 시리아내 러 공군기지로 가다 사고”
“기체 결함, 조종사 조종 실수 등 유력 원인으로 검토…테러 가능성은 없어”

92명의 탑승객을 태운 러시아 국방부 소속 투폴례프(Tu)-154 항공기가 25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출발해 시리아로 향하던 중 추락했다고 타스통신과 AF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의 아들레르 공항을 이륙해 시리아 서부 라타키아의 흐메이임 공군기지로 향하던 항공기는 이륙 후 2분 만에 소치 해안 인근 흑해 상공에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25일 오전 5시 25분 소치 아들레르 공항을 이륙한 Tu-154 항공기가 5시 27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사고기 잔해는 소치 해안 1.5~8km에 걸친 폭넓은 해역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특히 해안에서 6km 정도 떨어진 해저 80~110m 지점에 잔해가 집중돼 있다고 재난 당국인 비상사태부는 전했다.

사고기에는 승객 84명과 승무원 8명 등 모두 92명이 타고 있었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확인했다.

승객은 현지 유명 군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 64명, 기자 9명, 수행 군인 등이었다.

합창단은 시리아 내 공습작전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흐메이밈 공군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군인들을 위한 새해맞이 축하 공연차 현지로 가던 중이었다.

탑승객들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부는 “수색 작업 과정에서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사고 원인으로 항공기 기체 고장이나 조종사의 조종 실수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비상사태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술적 결함 가능성이 가장 크다”면서 “테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 위원회 빅토르 오제로프 위원장도 “테러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 국방부 소속 항공기이고 러시아 영공에서 일어난 일이라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사고기가 지난 1983년 생산돼 지금까지 6천689 시간을 비행했으며 지난 9월 정기 점검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2014년 12월엔 마지막 수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군 함정과 헬기, 수색용 항공기, 무인기, 잠수부 등을 현장에 보내 구조·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비상사태부도 해저 수색 활동에 필요한 잠수 장비를 갖춘 잠수대를 파견해 구조·수색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일부 시신은 소치의 호스틴스크 항으로 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으로부터 사고 및 수색·구조 작업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면서 구조와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 정부는 막심 소콜로프 교통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고위원회를 구성하고 원인 규명과 희생자 지원 활동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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