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지난 11월 동남지방통계청과 협업해 완료한 ‘베이비부머 통계’에 따르면 울산지역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17만4084명이다. 울산 인구의 14.8%를 차지한다.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두번째로 많다. 전국 평균 대비 0.5%P 높다. 문제는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의 ‘탈울산’이다. 이미 탈울산이 적잖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3년간 1만2912명이 전입한 반면 1만4035명이 전출했다. 순유출이 1123명이다. 베이비부머 중 20.7%는 앞으로 울산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의 베이비부머는 산업도시의 역군으로 젊은 시절을 울산에서 보낸 사람들이다. 토박이 보다는 외지인들의 비중이 높다. 어느새 60세를 넘어서면서 직장에서 은퇴를 하게 된 이들이 울산을 떠난다면 인구 감소에 따른 도시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특히 이들의 자녀인 에코세대들의 동반이주가 이뤄진다면 인구감소폭은 더 커진다. 에코세대는 23만4064명이다. 베이비부머와 에코세대를 포함하면 울산인구의 34.7%에 달한다.

이에따라 울산시는 베이비부머들의 탈울산을 예방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미 베이비부머 1세대인 55년생이 60세를 넘어서고 근로현장에서 은퇴가 시작된 시점이라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탈울산 방지를 위한 제도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다행이다. 젊은 시절을 울산에서 보낸 이들이 정주여건이 미흡해서 은퇴후 떠나야 하는 도시가 된다면 청년인구의 유입도 쉽지 않다.

베이비부머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일자리다. 근로현장에서 은퇴를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근로능력이 충분할 뿐 아니라 자녀 뒷바라지와 노후 준비를 위한 자금마련이 절실한 사람들이 많다. 베이비부머들이 다른 지역으로 전출계획을 세우고 있는 이유로는 28.4%가 경제여건, 20.3%가 직업, 19.8%가 작업환경, 12.2%가 재태크 수단을 꼽았다. 82.5%가 경제적인 이유로 울산을 떠나려는 것이다. 결국 재취업, 창업, 귀농 등 맞춤형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은퇴자가 선택하는 도시의 중요한 요건 중 하나는 심리적 안정이 꼽힌다. 포보스 중문판에 따르면 2011~2012년 2년연속 중국에서 은퇴후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항저우가 꼽혔다. 베이징이나 상하이가 아닌 항저우가 1위를 차지한 이유는 ‘생활환경이 쾌적하고, 부동산 가격이 합리적이고, 여유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은퇴자들은 사회복지, 도시서비스, 도시·자연환경 등이 고루 갖추어진 도시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한다. “제2의 고향인 울산에서 안정된 노후를 보내고 자녀세대에게는 울산이 고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정주여건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울산시의 계획이 제대로 추진되어 산업역군들이 청춘을 바친 울산에서 노후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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