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 힘으로 참여정치 실현해
어른다운 혜안 가진 지도자 뽑아
신뢰와 희망찬 새 세상 만들어가자

▲ 성종형 GoldenWay Group CEO

일체 만물은 지(地), 수(水), 화(火), 풍(風) 사대(四大)의 이합집산으로 생겨나기도 멸하기도 한다고 한다.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어디서 와, 어디로 가는 걸까. ‘오직 모를 뿐’이라 하기엔 너무나 많은 분노와 회한이 있는 시절인연이기에 묻고 또 물어 본다.

2만으로 출발한 촛불집회가 890만을 넘어 선 지금, ‘피눈물의 의미’를 곱씹는 일도, 1(불참) 234(찬성) 56(반대) 7(무효) 8(탄핵결정재판관) 9(세월호미송환자) 0(새로운 출발점)으로 회자되는 탄핵소추 우주의 기운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엄청난 시련이 되었으면 한다.

촛불의 함성에 거짓과 꼼수로 일관된 지도자의 담화에 이코노미스트 사설은 ‘몇 달 동안 표류하고 있는 나라에 더는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다’ ‘진정으로 나라를 위한다면 더는 말썽을 일으키지 말고 즉각 사임해야’ ‘서커스를 중단시키면 약간의 품위는 지킬 수 있을 것’이라 논평하고 있으나 왕관의 무게 견디기에 나선 것인지, 이 또한 ‘오직 모를 뿐’이다. 권력과 재벌, 그들만의 리그, 궁궐 속 내부자들, ‘잘못된 만남’이었나.

무릇 지도자는 로버트 프로스트(1874~1963)의 시(詩)-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볼 수 있는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처럼 ‘가지 않은 길’을 애잔하게 볼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사람이란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고 회한을 먹고 사는 존재이기에 그토록 선택은 어려운 것이다.

정치인이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현실은 이 나라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못 배운 탓일까. 바른 정치는 수준 높은 국민 참여에서 나온다. “스스로 통치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는 데 대한 최대의 벌은 악인에게 지배를 당하는 것이다”는 플라톤의 말을 되새기지 않더라도, 촛불이 꺼지더라도, 앞으로는 선거에서 사(邪)가 낀 무리들을 반드시 솎아내야 한다.

그리하여 특권이 통하지 않는 세상, 부모 잘못 만나도 열심히 노력하면 작은 꿈이라도 이룰 수 있는 세상, 빈부격차가 크지 않는 세상, 검찰이든 경찰이든 사법부든 언론이든 신뢰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위해 우리 모두에게 ‘어른다운 내공(內功)’이 필요하다. 어른이란 삶에 스스로의 확신이 있고 그 확신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깊은 존중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 스스로를 높이는 것이 아닌 상대를 높임으로써 함께 높아지는 그런 품격(品格)있는 사람을, 세월을 버티며 얻은 주름과 그 안에 스며든 시공의 부유물로 얼룩진 삶의 무게를 지닌 ‘어른의 눈’으로 우리 앞에 서게 하자. 현재 겪고 있는 ‘우리네 삶의 의미’를 정확하게 읽고 이를 통해 상황을 다스리고 민초들을 이끌 수 있는 어른다운 혜안을 갖춘 사람을 우리 앞에 서게 하자. 상대의 오만함을 단 한마디로 제압하는 기산심해(氣山心海)의 큰 그릇을 우리 앞에 서게 하여 ‘짐이 곧 국가’라는 잘못된 만남은 영원히 이별토록 하자.

‘독을 묻었네. 마당을 파고 독을 묻었네. 흙에서 난 배추를 흙으로 만든 독에 담아 다시 흙에 묻었네. 흙은 독을 발효시키고 독은 배추를 발효시키고 배추는 나를 발효시키고 맛이 깊어질수록 독은 점점 제 속을 비워 나를 끌어당길 것이네. 겨울이 깊어질수록 나는 독안으로 한없이 꺼져 들어갈 것이네.’(이정원 시인의 ‘흙의 사랑법’에서)

‘오늘 이 칼을 그대에게 주노니 그 누가 공평치 못한 일을 하리오.’ 세상과 국민의 마음을 읽는 통찰력과 호연지기의 내공을 갖춘 진실하게 ‘발효된 지도자’가 기다려진다.

성종형 GoldenWay Group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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