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구 울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겨울비가 그치고 전국이 영하의 기온을 기록하는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말을 이용해 스키와 스노보드 등 겨울철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좁은 슬로프에 많은 스키어가 함께 타기 때문에 충돌 위험이 높고, 특히 초보자들이 본인의 실력보다 높은 상급자용 슬로프에서 타다가 속도를 조절하지 못해 넘어지거나 충돌하면서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스키장에서 발생하는 부상은 작게는 타박상에서부터 크게는 하반신 마비를 일으키는 치명적인 척추 손상까지 매우 다양하다. 스키는 주로 무릎 부상이 많고 스노보드는 어깨, 손목, 척추에 부상이 많다. 김연구 울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로부터 부상 없이 안전하게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들어본다.

부목 등으로 고정뒤 의료진에 인계
요령있게 넘어지는 방법 익히면
신체 부상 예방하고 최소화 시켜

◇스키는 무릎, 스노보드는 척추·엉덩이뼈 부상

스키를 타면서 무릎부상을 유발하는 주된 동작은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정지할 때 그리고 넘어질 때이다.

김구연 전문의는 “하체가 스키플레이트에 고정돼 있는 상태에서 상체만 돌아가기 때문에 무릎관절이 뒤틀리면서 무릎 전방십자인대 손상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스노보드는 점프나 공중묘기를 하면서 수직 방향으로 넘어져 척추나 엉덩이뼈에 부상 위험이 높다.

김 전문의는 “특히 과도한 충격으로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터지면 한 쪽 방향으로 다리가 저리고 당기거나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또 스노보드는 스키보다 더 무겁고 두 발이 보드에 고정된 채 타기 때문에 뒤로 미끄러져 넘어지면 무의식중에 손으로 땅을 짚어 손목, 팔꿈치 관절의 인대나 힘줄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앞으로 미끄러질 때는 어깨, 손목 관절의 손상이 많다”고 설명했다.

 

◇몸에 맞는 장비 착용·수준에 맞게 슬로프 선택

스키나 스노보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 전문의는 “자신의 몸에 알맞은 장비와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하며, 자신의 수준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해 안전하게 즐기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리고 활강 중에는 무릎을 살짝 굽힌 자세로 타고, 넘어질 때는 다리를 모으고 옆으로 넘어지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스키를 타다가 넘어질 때 폴을 놓지 않으면 엄지손가락을 다칠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스노보드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요령 있게 넘어지는 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넘어지면 무릎을 굽혀 땅에 대고 팔과 손바닥 전체로 땅을 짚어 충격을 흡수해야 하고, 뒤로 넘어지는 경우에는 엉덩이 부위를 이용해 옆으로 미끄러지듯 넘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목이나 도구로 환자 몸 고정시키고 이송

부상 방지의 최상책은 예방이지만 부상이 발생했을 때는 적절한 응급조치 및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장에서 응급조치로 치료가 끝났다고 생각하며 적절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아 부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김 전문의는 “부상자 발생시에는 전문 의학지식이 없는 사람이 함부로 부상 부위를 만지거나 흔들면 안되며, 작은 부상이라고 생각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해서도 안된다. 스키장에서 부상자를 보면 절대 상처 부위를 함부로 건드리지 말고 환자를 안정시킨 후 부목이나 보조도구로 상태를 그대로 고정시키고 전문 의료진에게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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