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대우조선, 올해보다 낮춰 잡아

2018년부터 수주 회복 전망도

▲ 경상일보 자료사진
내년에도 조선업의 수주절벽이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국내 대형 조선 업체가 내년도 수주목표를 올해와 비슷한 규모로 설정할 것으로 예측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빅3’가 내년 수주 목표액 설정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내년도 수주 목표액을 지난달 수정한 올해 연간 수주 목표액 95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에서 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1월말까지 총 71억달러를 수주했다. 기존에 현대중공업이 설정한 연간 수주목표액은 195억달러였으나 수주난이 예상보다 심각해지면서 연간 수주목표액을 절반 이하로 조정했다.

연말까지 한달여를 남겨놓고 수주목표를 재조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만큼 수주난이 심각하고 시장의 불확실성도 컸다는 해석이다.

108억달러의 연초 수주목표를 지난 6월 62억달러로 줄였던 대우조선은 내년에도 62억달러 보다 약간 낮게 수주목표액을 잡을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지난달 말까지 15억5000만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다만 대우조선은 최근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자본확충 지원이 계획대로 이행되면서 영업활동이 점차 원활해지는 분위기다.

삼성중공업은 내년에는 올해 목표로 잡았던 53억달러보다 연간 수주 목표치를 약간 높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수주가 내정된 프로젝트들의 최종 계약이 내년 초로 이월됐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ENI사가 발주한 3조원 규모의 FLNG 프로젝트의 수주가 내정됐다. 이에 대한 최종 계약은 내년에 체결할 전망이다. 또 협상이 진행 중인 다른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도 있다.

연초 125억달러 수주목표를 지난 5월 53억달러로 조정한 삼성중공업은 올해 11월말까지 수주실적이 5억2000만 달러로 초라한 수준이나 이미 따놓은 계약들로 내년에는 여유 있는 출발을 할 수 있게 됐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조선업 수주절벽은 내년에도 이어지다 2018년부터 회복될 전망이다. 내년 선박 발주량은 평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 예상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년 이상 수주절벽이 이어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등이 있을 수 있다”며 “선주들 사이에서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발주 움직임이 올해보다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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