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이진영·조영훈 구단에 칼자루
황재균은 아직 韓·美 구단 입장 조율

▲ 황재균

프로야구 선수에게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은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다.

9시즌을 꼬박 채워야 해서 프로 무대에 뛰어든 선수 가운데 선택받은 일부 선수만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정작 FA가 된다고 해도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다.

‘FA 계약 시 원소속팀에 보상선수 지급’이라는 규정 때문에 일부 ‘특급’ FA 선수를 제외하면 대다수 선수는 칼자루를 구단에 넘겨준다.

해가 다 가도록 아직 계약하지 못한 정성훈(36), 이진영(36), 조영훈(34)이 그렇다.

정성훈과 이진영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였지만, 이번이 세 번째 FA 자격 행사로 이제는 구단이 협상 주도권을 쥐고 있다.

여전히 이들의 기량에는 문제가 없다.

올해 정성훈은 LG 트윈스에서 126경기에서 타율 0.322, 6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이진영 역시 케이티 위즈에서 115경기 타율 0.332, 10홈런, 72타점으로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보상선수가 따라붙는 현행 FA 제도에서 만으로 37세가 되는 타자를 영입하기 위해 보상선수 출혈을 감수하는 구단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정성훈과 이진영은 잔류에 무게를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보통 베테랑 타자는 FA 협상 과정에서 계약 기간이 쟁점이다.

정성훈은 LG로부터 1년을, 이진영은 케이티로부터 2년을 각각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진영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임종택 케이티 신임 단장은 부임한 지 얼마 안 됐고, 협상 실무 책임자는 내년 초 한국에 돌아올 예정이다.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조영훈 역시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NC 다이노스의 백업 1루수로 활약하며 109경기에서 타율 0.335, 5홈런, 35타점을 기록한 조영훈은 최근 구단으로부터 계약을 제시받았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조건에 고민을 거듭한다.

이들의 계약 소식은 해를 넘겨서야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아직 계약을 맺지 않은 나머지 한 명인 황재균(29) 역시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지만, 이들과는 약간 상황이 다르다.

영입을 원하는 구단의 치열한 물밑 경쟁이 한창이며,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도 있다.

이미 원소속팀 롯데, 그리고 공개적으로 영입을 선언한 케이티 모두와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작년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비, 장타력을 키운 황재균은 여전히 미국 무대의 꿈을 접지 않는다.

올해 127경기에서 타율 0.335, 27홈런, 113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 성적까지 거둬 자신감은 더욱 높다.

손에 ‘꽃놀이패’를 쥔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시장의 분위기를 좀 더 지켜본 뒤 국내 구단을 결정해도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

FA 미계약 4인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이대호(34) 역시 국내 구단과 계약이 가능한 FA 신분이다.

메이저리그는 내년에도 이대호에게 올해와 같은 역할을 기대해 계약 가능성이 크지 않고, 이미 이대호의 장타력을 체험했던 일본 야구계는 이대호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보낸다.

최근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이대호의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는 재도약을 위한 핵심 카드로 그를 지목했다. 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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