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협옹주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석함 출토유물 백자소호.
영조의 딸이자 사도세자(1735~1762)의 친누나인 화협옹주(和協翁主, 1733~1752) 무덤이 경기도 남양주 삼패동에서 확인됐다. 화협옹주는 영조와 후궁 영빈 이씨의 딸로 11세에 옹주로 봉작됐고, 그해 영의정 신만의 아들인 영성위 신광수와 혼인했다. 미색이 뛰어났다고 전하며, 후사 없이 19세에 홍역으로 사망했다.

남양주시와 고려문화재연구원이 진행한 이번 발굴조사는 화협옹주와 그의 남편 신광수를 합장했던 묘로, 매장주체부(埋葬主體部·시신을 묻는 장소)는 남아 있으나 유골은 없는 상태다. 이들의 무덤은 한차례 현대 남양주 진건면으로 이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2차에 걸친 발굴조사 결과 두 개의 회곽 가운데 오른쪽 회벽에는 ‘유명조선화협옹주인좌’(有名朝鮮和協翁主寅坐)라는 글자가 확인됐다. 영조의 글을 새긴 ‘어제화협옹주묘지’(御製和協翁主墓誌) 지석도 출토됐다. 지석에는 앞면, 뒷면, 옆면에 394개의 글자가 있는데, 예쁜 딸을 먼저 떠나보내 슬퍼하는 영조의 마음이 담겼다.

이밖에 청화백자합(盒, 뚜껑이 있는 그릇)과 분채(粉彩, 도자기에 칠한 연한 빛깔의 무늬) 백자, 백자 명기(明器, 망자의 내세 생활을 위해 함께 묻는 작은 기물) 3개가 담긴 석함 등도 나왔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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