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관광산업 시너지효과 기대
8인승 모노레일 내년 말 완공

▲ 서동욱 울산시 남구청장

연말이면 누구든 한번 쯤 지난 일들을 되돌아보기 마련이다. 단지 바쁘다는 핑계로 소중한 것들을 그냥 지나쳐 버리지는 않았는지, 또는 타성과 습관·매너리즘에 빠진 채 긴장감 없이 그저 살던 대로 살아 온 것은 아닌지 후회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또 ‘녹비왈자(鹿皮曰字)’란 말을 곱씹으면서 애써 위안을 삼기도 한다. 사슴가죽에 쓴 ‘曰(가로 왈)’자를 위아래에서 잡아당기면 ‘日(날 일)’자가 되듯 항상 나름의 자기 합리화를 마음속에 담기 일쑤다. ‘세상사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변명거리도 마찬가지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이 같은 일에 그만 쓴웃음이 번진다.

연초에 남들처럼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한 번 작성해 본적이 있다. 굳이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들이 아니더라도 한해동안 꼭 이뤄보고 싶은 일들을 만들어 놓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한해를 마무리 할 이 순간, 그 때 적어 놓은 목록을 점검해 보노라면 절로 만감이 교차한다.

웰빙(well-being)만큼이나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게 요즘 세태인지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절박함이 더욱 간절하게 다가온 탓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버킷 리스트에 한 번도 빠지지 않는 게 바로 ‘여행’이라는 점이다. 여행에 대한 꿈은 만인이 바라는 꿈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사진들이 가족과 친구, 연인들의 여행 중에 일어난 모습이다. 관광산업이 굴뚝없는 최고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손꼽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올 한 해 우리 남구가 추진한 주요 사업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남구의 다양한 문화관광자원이 세계적인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유일의 고래특구인 장생포에 모노레일 설치사업을 추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총사업비 98억원(구비 9억원, 민자 89억원)을 들여 특구 내 고래박물관~고래조각공원~장생포 옛 마을~고래박물관까지 1.3㎞ 구간을 순환하는 8인승 모노레일이 내년 말 완공예정으로 있다.

이렇게 되면 관광객들이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문화마을 등을 편리하게 이동하면서 둘러볼 수 있게 된다.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영남권 대표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모노레일이 고래문화마을 위로 운행하기 때문에 주변 경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게다가 장생포 앞바다와 울산대교 및 울산 국가산업단지도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현재 운항중인 유람선을 통한 고래바다 관경사업과 조화를 이루면 고래문화 특구 관광 활성화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이처럼 장생포 모노레일 설치 사업은 남구 미래 먹거리 산업인 관광산업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울산관광의 중심, 함께 가고픈 남구’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게 틀림없다.

물론 남구의 관광산업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관광의 본질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남구를 찾는 관광객에게 소중한 추억과 즐거움, 행복감을 선물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아직은 이 모든 것을 충족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지 않다. 따라서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 관광인프라를 대폭 확충해 관광객의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할 것이다. 더불어 관광상품도 자가용·철도·버스 이용객으로 나눠 당일행과 1박형, 2박형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모든 이의 버킷 리스트에 가장 좋았던 여행지가 ‘울산 남구 장생포’라는 목록이 올라갈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고 했다. 평범하지만 큰 울림을 주는 말이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다 같이 그 꿈을 확인하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그 꿈을 다시금 가득 채울 수 있기를 소망한다.

서동욱 울산시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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