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조정중지 늘었지만 파업은 절반 가까이 줄어

파업에 따른 근로손실일수는 현대차 파업여파로 6배 급증

올해 울산지역 17개 사업장이 중앙 또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합법 파업이 가능한 조정중지 결정을 받았고, 이 중 6곳이 실제 파업을 벌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에 비해 조정중지 결정을 받은 사업장은 늘어난 반면 파업을 벌인 사업장은 거의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파업에 따른 근로손실은 현대차 노조의 장기 파업 영향으로 전년에 비해 거의 6배 가까이 늘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올해 지역 35개 사업장에서 임단협 갈등 등을 이유로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했고, 이 중 절충점을 찾지 못한 17개 사업장이 합법 파업이 가능한 조정중지 결정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38개 사업장이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해 13곳이 조정중지 결정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법 파업권을 얻은 사업장은 전년에 비해 4곳 늘었다. 하지만 실제 파업을 벌인 사업장은 올해 조정중지 결정을 받은 사업장의 35.3%인 6곳으로 전년(10곳)에 비해 줄었다.

올해 파업 사업장은 현대자동차 노조와 현대모비스 노조, 현대중공업 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 자일대우버스, 울산플랜트건설노조 등이다.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현대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는 여전히 노사분규가 우려되는 사업장이다. 한국석유공사와 근로복지공단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 등을 거쳐 합법 파업권을 얻었지만 아직 파업을 벌이지 않았다. 두 곳 모두 성과연봉제 도입 등을 놓고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에는 현대차·현대중공업 등 11개 사업장에서 노사분규가 발생했고, KPX케미칼 등 2곳은 연내 타결에 실패했다.

울산과학대 청소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여전히 논쟁 사업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노조는 하청업체가 아닌 울산과학대 측에서 직접 고용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929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고용부는 기존 노조원들을 고용했던 업체가 없어진 상황에서 신규 업체측의 고용 승계 요구를 노조원들이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현재 사용 종속관계가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파업 사업장이 전년(10곳)에 비해 4곳 줄었지만 근로손실 일수는 53만8526일로, 전년(9만8279일)에 비해 6배 가까이 늘었다. 근로손실 일수를 통계로 잡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이는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전면파업을 포함해 총 24차례 파업을 벌인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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