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6편 중 165편 예심 통과...한국 문단 대가들 깐깐한 심사
동시부문에서는 당선작 못 내

▲ 2017경상일보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자 김예진씨
▲ 2017경상일보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자  박수근씨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맞아 5명의 작가가 본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아쉽게도 동시분야에서는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전년도에 이어 올해 신춘문예에서도 울산 출신 당선자를 탄생시켰으며, 다양한 문력의 작가들을 배출했다.

신춘문예는 두 번의 심사 과정을 거쳐 당선자를 가려냈다.

우선 지난해 12월3일 경상일보 8층 회의실에서 예비심사가 열렸다. 총 588명의 문학도들이 출품한 1916편의 작품이 심사위원들의 심판대에 올랐다.

▲ 2017경상일보신춘문예 동화부문 당선자 이서림씨
▲ 2017경상일보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자 이서안씨

예비심사에는 김경주·김근 시인(시), 권비영·우광훈 소설가(소설), 강현덕 시인(시조), 한아·이지현 아동문학가(동화), 남은우 아동문학가(동시), 오세혁 작가(희곡)가 참여했다.

57명의 작품 165편이 엄정한 예비심사를 통과해 본심으로 넘겨졌다. 전년보다 작품들의 수준이 현저히 높아졌고, 소재도 다양해졌지만 깐깐해진 예비 심사로 인해 본심 진출작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예비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세상이 가뜩이나 복잡하고 어지러워서인지 그런 광경들에 대한 작품이 많았다. 올해는 그 어느 때 보다도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은 해일 것이다. 참신한 비유와 탄탄한 언어의 힘을 통해 우리가 가보지 못한 세계를 보여주려고 애쓴 작품 위주로 예심 통과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본심사에는 나태주 시인(시), 한수산 소설가(소설), 조동화 시인(시조), 오순택 작가(동시), 김구연 작가(동화), 김삼일 작가(희곡) 등 현대 한국 문단의 대가들이 참여했다.

▲ 2017경상일보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자 김연민씨

심사위원들은 “지역신문인데다 신춘문예로서는 후발주자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작품 수준 만큼은 최고의 퀄리티를 갖춘 문예 창구로 자리매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로 이 작품이다’하고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 없다”는 쓴소리가 이어지면서 당선작을 내지 못하는 부문도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는 두 개 부문에서 울산 출신 당선자를 배출시켜 눈길을 끌었다. 소설과 동화부문이다.

소설 부문 당선자인 이서안(본명 이태순)씨는 “평생의 사랑을 아버지께 받았지만 어린 딸이 기억하고 있는 아버지는 A4 두서너 장의 기억밖에 없다. 아마 그 그리움의 발현이 뒤늦게 소설을 쓰게 했을 것이다.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린다. 기억에 남는 소설을 씀으로 보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동화부문 당선자인 이서림씨는 현재 울산MBC 구성작가다. 이씨는 “‘이번 겨울은 또 어떻게 마음을 추슬러야 할까’ 생각하며, 지레 겁먹고 있을 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당선 통보 전화를 받고 맘껏 울었다. 믿어주신 만큼 깊을 글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시조 부문에서는 박수근씨가 쓴 ‘도르래, 빛을 물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박씨는 “이제는 우아한 백옥 자기를 구워내는 도공보다는 투박하지만 정감이 가는 항아리를 빚어내는 그런 옹기장이가 되고 싶다”는 다짐을 들려줬다.

희곡 부문 당선자가 된 김연민씨는 “더 고민하고 노력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힘내서 작품을 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시 부문 당선자인 김예진씨는 “부족한 시에 힘을 실어주신 심사위원님들과 경상일보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좋은 글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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