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영진 사회문화팀 차장

올해는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하고 울산시가 사업을 추진하는 ‘울산 방문의 해’이다. 지난 연말 울산시는 2017년 문화관광체육시책을 발표하면서 400만명의 관광객이 울산을 찾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2년 전인 2015년, 울산을 방문한 관광객은 241만명이었다. 2016년 수치는 아직 계측 작업이 한창이라 확정하기 어렵지만 약 300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객 400만명이 찾는 울산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만으로는 실체를 예단하기 어려워 비슷한 규모의 국내외 관광도시 사례를 찾아봤다.

우선 프랑스 남부의 니스를 들 수 있다. 찬란한 지중해의 햇빛에 반해 색채의 마술사 빈센트 반 고흐와 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가 오랫동안 그 곳에 머물렀다. 명성은 지금도 그대로다. 인구 35만 명의 니스에는 거주민의 열 곱절을 웃도는 400만명의 외지인이 해마다 찾아 와 생애 최고의 휴가를 보내고 돌아간다.

일본 규슈 유후인도 마찬가지다. 인구 2만여 명의 그 곳은 1970년대부터 인근 벳부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문화예술, 스포츠, 자연경관까지 아우른 휴양온천 개념을 실현했고 연간 400만 명이 찾아든다. 가족이나 연인과의 여행에서 목적지를 결정하는 최종 선택권이 여성에게 주어진 것도 이 곳 관광성시를 거든다.

중국 산둥성의 타이산(泰山)도 한 해 400만 명이 정상을 밟는다. 하늘의 명을 받기 위해 72명의 황제들이 올랐다는 그 산은 실상 높이가 해발 1545m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평범한 산으로 치부하면 안된다. 규모와 풍광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 무엇이 타이산에 서려있다. 춘추전국시대부터 도교와 민간 신앙의 성지로 추앙됐고,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이미 유네스코 세계문화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쿠바 관영통신 프렌사 라티나에 따르면 쿠바를 찾는 관광객이 지난해 400만 명을 넘겼다. 미국과의 해빙 무드가 큰 작용을 하면서 미국은 물론 캐나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 순으로 관광객이 많았다. 전년도에 비해 13%가 늘었다고 하나 시작에 불과하단다. 혁명과 낭만이 공존하는 쿠바만의 매력이 개방화에 직면해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신기루로 추앙받고 있다. 관광객 증가세는 당연히 예측불가능한 수준의 상승곡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와 도시 단위까지 갈 것 없이 세계 곳곳에는 400만 명 규모의 개별 관광지도 많다. 가깝게는 전주한옥마을 방문객이 지난 2011년을 기점으로 400만 명을 넘겼고 최근에는 600만 명 수준을 웃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전통시장 산 미구엘 시장(Mercado de San Miguel)은 1200㎡(363평) 규모에 33개 섹션 42개 점포가 전부지만 연간 400만 명이 찾고있다. 영국 런던의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Tate Modern)과 미국 뉴욕의 공중산책로 하이라인 파크도 마찬가지다.

울산시의 관광도시 비전은 산업도시, 환경도시, 문화도시에 이은 새로운 청사진이다. 앞서 밝힌 국내외 사례가 반짝현상이나 단순한 상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울산 방문의 해 사업이 새로운 먹거리산업으로 꽃피도록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경주와 포항과의 해오름동맹처럼 시구군도 머리를 맞대 낮에는 구경하고 밤에도 즐기는 체류형 관광을 굳혀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 그 다음 단계인 500만 명 관광도시(제6차 울산권 관광개발계획 중 2021년 목표)도 가능해 진다. ‘굴뚝 없는 공장’ 울산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있다.

홍영진 사회문화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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