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전망지수 100점 만점에 5점 ‘최하위’

수주잔고 감소로 ‘빅3’ 경쟁 더 치열해질 전망

2018년 이후에나 업황 회복…속도 매우 느릴듯

울산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3대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반세기 넘게 ‘대한민국 수출 1번지’와 ‘산업수도’의 위상을 지켜왔다. 그러나 계속되는 저유가 기조 속에 글로벌 경기불황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장기 파업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해 정유를 제외한 3대 주력산업이 모두 침체를 겪었다. 이에 따라 수출은 지난 2009년 이후 7년래 가장 적은 규모로 추락하는 등 산업수도의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 올해도 대내외 환경이 여전히 좋지 않아 주력산업의 경기전망은 전반적으로 어둡다. 신년을 맞아 지역 3대 주력산업의 경기를 전망해본다.

◇올해도 ‘흐림’…버티는 게 숙제

조선업은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극심한 수주난 속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노사갈등 등으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문제는 올해도 이 같은 업황불황이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실제 경제연구소들마다 올해도 국내 조선업은 선박 건조 시장 부진, 해양플랜트 발주 위축 등으로 신규 수주와 수출 등에서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공통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2107년 주요 산업별 경기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업은 올해도 불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는 글로벌 물동량 증가에도 불구, 선박 건조시장 부진, 해양플랜트 발주 위축 등으로 신규 수주와 건조 단가, 수출 등에 악재가 산재해 있어서다. 올해 신규 선박의 수주량은 지난해 급감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세로 전환하겠지만 과거와 비교해서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2017년 산업전망’에서도 조선은 해운과 함께 내년 경기 전망지수가 100점 만점에 5점으로 최하위 ‘불황’에 해당됐다. 반도체(80점)는 물론 자동차(50점)와 비교해서도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잔고가 감소하면서 ‘빅3’간 수주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자국발주 물량 비중이 많은 중국 및 일본과 달리, 수출에만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라는 평가다.

◇유가 상승세…점진적 회복전망

조선업의 회복시점도 2018년 이후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 지원 특별자문단’에 따르면 향후 국내 조선업의 업황 회복 시점이 2018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문단은 현재의 ‘수주 절벽’을 감안해 국내 업체들의 설비 감축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업황 회복 이후를 대비해 급격한 설비 감축보다는 적정 규모의 정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연말부터 유가가 오름세에 있고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발주물량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등 서서히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초만 하더라도 ℓ당 20달러대에 불과하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지난달 50달러대를 돌파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감산 합의에 이어 비회원국까지 이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조선업계에는 한 가닥 희망이 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2017년 산업기상도에서도 조선업은 극심한 발주 가뭄을 통과해 2018년까지 업황 개선이 기대되지만 그 속도는 매우 느릴 것으로 전망됐다.

강영훈 울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연말부터 유가의 점진적인 상승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세계 물동량의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신규 조선 수요가 미미하지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노후선박의 대체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돼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이나 대규모 조선 발주는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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