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기자간담회서 의혹 반박...직무정지 23일만에 첫 입장표명

울산지역 경제에도 관심 나타내

▲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을 가졌다. 박 대통령이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뒤 외부인을 만나는 것은 23일 만이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정유년 새해 첫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을 놓고 뇌물죄 의혹과 세월호 7시간에 얽힌 각종 의혹제기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9일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외부인을 만난 것은 23일 만이다.

당초 이날 출입기자 간담회는 한광옥 비서실장이 춘추관에서 ‘떡국 간담회’를 예고했으나 대통령과의 간담회는 전혀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23분 간담회가 열린 상춘재에 도착해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특히 박 대통령은 본보 기자와 악수를 하면서 “지난해 7월 울산에 다녀왔는데, 울산경제는 요즘 어떤가”라며 지역경제에 관심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기자들에 둘러싸여 과거를 회상하며 “청와대에 오고 상춘재를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오찬을 하고 산책 삼아 걸어오면 적당한 장소인 것 같아서 여기로 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직무정지 이후 대외 활동을 중단한 채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했으나 이날 사실상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탄핵정국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국민께도 미안한 생각으로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저를 도와줬던 분들이 뇌물이나 뒤로 받은 것 하나 없이 일을 열심히 한 것인데 고초를 겪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특히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 “그날 사건이 터졌다는 것을 정상적으로 계속 보고받으면서 체크하고 있었다. 마침 그날 일정이 없어서 관저에서 일을 챙기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종 언론 보도에 대해 “혼란을 주면서 오해가 오해를 만들고 오보를 바탕으로 오보가 재생산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고 불만도 토로했다.

또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을 놓고 뇌물죄 의혹이 불거진 것과 관련, “완전히 나를 엮은 것이다. 누구를 봐줄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고 제 머릿속에서도 없었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최순실씨가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직무와 판단이 있는데 어떻게 지인(최씨)이 모든 것을 다한다고 엮을 수 있나”라고 말한데 이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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