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창환 기자 사회문화팀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랐던 기대와는 달리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과거에 보지 못한 격심한 정치적 혼란과 함께 대통령 탄핵정국은 국가적 측면에서 단연 손에 꼽는 사건이었다. 울산에서도 아프고 힘들었던 일들이 유난히 많았다.

역대급 지진이 여러차례 울산을 뒤흔들며 시민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안겼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진 피해가 복구되기도 전에 태풍 ‘차바’가 강타하면서 2000억원대의 재산피해를 냈다. 거기에다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부고속버스 참사와 군부대 폭발사고를 비롯해 끊이지 않는 공단 사고 등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울산 시민들은 공포에 빠졌다.

울산시민들이 사이에서는 ‘무서워서 살겠나, 도대체 울산이 왜 이런가’라는 자조의 목소리가 오갔다. 지독한 불경기 속에 지역 경제도 1년 내내 한파를 겪었다. 울산의 주력업종인 자동차와 조선업계가 각종 악재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렸지만 노사갈등은 더욱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주요 행사 취소와 예방적 살처분 등에 나서면서 울산 또한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마디로 암울한 한 해였다는 평가가 많다. 이렇듯 암담했던 병신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언제나 기대와 설렘, 희망을 준다. 세상이 팍팍하고 삶이 힘겨워도 새해가 시작되면 시민들은 꿈을 꾸고 희망을 품게 된다. 그러나 국내외 사정을 감안하면 새해 또한 희망을 이야기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 앉을 수도 없고, 희망의 노를 저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정유년은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붉은 닭’의 해라고 한다. 붉다는 것은 ‘밝다’ ‘총명하다’는 중의적 의미로 쓰인다. 닭은 또 인간의 삶과 밀접한 유익한 존재이자 새로운 시작을 뜻하는 동물이다. 좌절하고 분노케 했던 병신년의 온갖 사건사고를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새롭게 출발해 보자. 어둠을 보내고 새벽을 알리는 우렁찬 닭 울음소리와 함께 2017년에는 시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기대해 본다.

최창환 기자 사회문화팀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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