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대선에선 빈틈없는 검증으로
백성을 위하는 제대로 된 지도자 뽑아
정유년 새해는 모두 편안한 한해 되길
새해 아침이 밝았다. 지난 병신년(丙申年)의 그 많은 혼란과 갈등이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알리는 밝은 닭울음소리에 깨끗하게 정리되어 모든 백성(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며 미래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세상’이 현실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교수신문 조사에서 교수들은 순자(荀子)에 나오는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라는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작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꼽았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으니 당연히 그러할 것이다. 지금의 상황에 꼭맞는 사자성어이지만 병신년의 어려움을 겪은 우리 백성들에게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우선 정치인들에게 요구한다. 백성들을 우습게보지 말라. 이미 해답을 당신들도 우리 백성들도 안다. 정치가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왜 해야 하는지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를 논하는 선현들이 이미 백성이 세상의 근본이고, 그 백성을 위해서 임금(지도자)이 존재하는 것이며, 백성과 사직과 임금 중에서 백성이 가장 귀하고 임금이 가장 가벼우며, 백성을 위한 지배는 법치에 근거한 민주적 지배라고 갈파했다. 하지만 선현들은 또한 현대정치에서 백성이 주인이 되는 날은 단지 선거일 하루뿐이며,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하지 않았는가.
혹자는 야당은 면책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야당도 공동책임이 있다. 왜냐하면 그 많은 시간 동안 야당은 아무런 대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백성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선 후에야 그 촛불 뒤에 숨어서 마치 현 시국의 주인이나 되는 양 설쳐댔기 때문이다. 더욱 안타깝게도 그 정치인들은 촛불시위 현장에 나타나 대선 유세장인 양 자신을 선전하기에 바빴으며, 마치 점령군인 양 하기도 하고 대통령이 다된 양 하면서 백성들의 수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해먹기에 여념이 없지 않았던가. 정신 좀 제대로 차리기 바란다.
대한민국의 백성들은 참으로 위대했다.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참고 있었다는 것이 이번 촛불사태에서 여지없이 증명되었다. 의혹으로 남아있던 부분들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참으로 위대한 백성들의 인내를 알게 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과거에도 반독재 투쟁과 민주화 투쟁의 길목마다 수많은 김가이가가 분연히 일어나 결정적 국면을 만들어 주었지만 정치인들의 뒷거래에 실망했던 것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사실 이번 촛불사태에는 백성들도 책임이 있다. 세월호가 가라앉아도, 소위 ‘십상시의 난’으로 불리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건이 벌어져도, 정책실패로 인하여 경제가 엉망으로 추락해도 지방선거와 여러 차례의 재보궐선거에서 계속 표를 주었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백성을 우습게봤던 것이다.
이제 정유년을 새롭게 맞이하면서 우리 모두는 비상한 각오를 해야 한다. 우선 정치인들은 이미 백성들 전체로부터 불신임당했다고 생각하고 자중해야 한다. 그리고 다가올 대통령 선거에서 향후 백성들의 생활을 어떻게 책임질지에 관하여 더욱 진지한 고민의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후보자들이 그야말로 진검승부를 위하여 얼마나 내공을 쌓았는지를 맨몸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백성들은 다가올 대선에서 후보자들을 터럭 하나까지 빈틈없이 검증하여 다시는 정치인들에게 사기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살아내야 할 미래를 위한 결정 앞에서 지연, 학연, 혈연 등의 개인적 인연이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
정유년 새해가 우리 백성 모두를 위한 한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백성의, 백성에 의한, 백성을 위한 정부의 탄생을 축원한다.
김주홍 울산대학교 교수·국제관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