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남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겨울철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고 무력감을 느끼는 일이 잦다면 계절성 정서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를 의심해 봐야 한다. 낮이 짧은 겨울에 발병하는 정신질환으로 ‘겨울 우울증’이라고도 불린다. 우울감, 불안, 극심한 피로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겨울철 우울증은 일조량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햇볕을 쬐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비타민D가 부족해지고, 이로 인해 ‘행복 물질’인 세로토닌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김용남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겨울철 우울증에 대해 알아본다.

일조량 감소로 체내 멜라토닌 변화 영향
야외활동 늘리고 스트레스 줄이면 예방
병원 찾아 전문 치료 받는 것도 효과적

-일조량이 많은 계절에 비해 가을, 겨울철에 우울증 환자가 늘어난다고 한다. 얼마나 많이 증가하나.

“국내에서는 아직 정확한 통계나 연구가 없어 계절성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얼마나 있는지 또 얼마나 증가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일주기량이 크게 차이나는 북유럽의 경우나 알래스카 지방은 약 10%의 유병률을 보인다고 하며 미국의 경우에는 전체 인구의 2% 정도 환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많이 발생해 전체 계절성 우울증 환자의 75%가 여성이며, 평균 연령은 40세로 55세 이상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물게 발생한다”

-일조량과 우울증은 어떤 관계가 있나.

“일주기의 변동으로 인해 일조량이 감소하고 이것이 체내 멜라토닌의 양을 변화시킨다. 멜라토닌은 햇볕을 쬐는 시간이 짧을수록 체내에서 더 많이 생산된다. 아마도 이 멜라토닌의 체내 농도 변화가 우울감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조량 외에 다른 원인은.

“계절성 우울증 환자에서 뇌대사 검사 상 안와 전두 피질(orbital frontal cortex) 및 좌하두정소엽(left inferior parietal lobule) 대사가 감소돼 있어 이와 관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기분과 관계된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세로토닌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로토닌이나 그 수용체와 관련된 유전적 이상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원인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이 있듯이 단독 원인보다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일조량 감소가 병인으로 생각되고 있으므로 매일 오전 30분 이상 햇볕을 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집에서도 조명을 항상 밝게 하는 것도 좋다. 운동 및 야외 활동을 자주 하고 스트레칭이나 목욕, 음악 감상 등으로 신체와 정신을 이완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 역시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게 되면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

“효과적인 치료 중 하나는 광치료이며, 광치료용 전등을 매일 오전 30분간 쐬인다. 약물도 효과적이며 항우울제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를 주로 사용한다. 인지행동치료 또한 시도되며 단독치료 보다는 병행치료 시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철 정신건강관리법 및 기타 조언은.

“가을이나 겨울마다 기분이 처지고 우울하다고 모두 계절성 우울증은 아니다. 특정 계절에 특히 더 우울한 것이 자주 반복되며 일상생활에 명백한 지장이 있을 경우 증상에 대한 객관적 평가 및 신체적 원인, 다른 정신과적 질환과의 감별 등 따져볼 사항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전문 진료를 보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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