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인제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정갑윤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 친박 인사들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인명진 새지도부’와 친박핵심들이 ‘인적 청산’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출범한뒤 서청원 의원 등 친박 핵심인사들의 척결을 추진중인 가운데 당사자인 서 의원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따라 오는 12일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하면서 여권이 요동칠 경우 2차 핵분열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인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친박계의 맏형격인 서 의원이 소속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인위적 인적 청산거부’ 입장을 밝힌데 대해 “당 대표에 대해 무례한 일이다. 인간 인명진에 대한 무례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청원 “인위적 청산 거부”
소속 의원에 쓴 편지 두고
인명진 비대위원장 “무례”
정갑윤 등 중진들 면담자처
인 비대위원장과 의견 나눠

그는 “내가 평생 살아온 것으로 보나 민주화 운동을 한 역사로 보나 서 의원이 나에게 그렇게 무례하면 안된다.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서 의원이 자신을 ‘독선적’이라고 평가한 데 대해 “뭐가 독선적이냐. 나가라고 했느냐. 스스로 책임있는 사람들이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자기들도 사람 만나고 여론을 볼 텐데 스스로 결정해 책임을 지라는 게 독선이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인 청산이냐, 스스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을 당했다. 일본 같으면 할복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인명진 말고 박 대통령을 봐서라도 뭔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그게 사람 아니냐. 그런 염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엄청난 직을 잃게 됐는데 그분을 따라다닌 사람들이 뭐하나. 나 같으면 국회의원직 내놓고 농사짓겠다. 정치고 나발이고 인간적으로 사람이 된 다음에 정치해야지, 의원직 유지하고 당만 나가달라는데 그것도 못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서 의원은 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이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두고 ‘무례하다’는 표현을 쓰며 비판한데 대해 “금도를 벗어났다. 최소한의 품격을 지키라”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면서 “서신은 그동안의 과정과 경위를 동료 의원들에게 설명하는 것일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인 위원장의 ‘무례하다’는 표현은 이해할 수 없다”며 “성직자로서나, 공당의 대표로서나 금도를 벗어난 것”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한편 인 위원장은 이날 박맹우(울산남을) 사무총장과 함께 정갑윤 의원(울산중),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만나 친박계 핵심 인적청산 방침에 대해 의견을 논의했다.

회동 직전 정갑윤 의원 등 당 중진들은 기자들에게 “인적청산에 대한 진정한 의도와 앞으로의 구상이 뭔지 알려 한다”며 면담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정갑윤 의원은 “인 비대위원장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당내 문제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자는 것에 대해 참석자 모두가 공감했다”고 전했다. 김두수·이형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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