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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재난 안전도시 울산’이 되기 위하여울산 지진·태풍·폭발 등 잇단 재해
독자적인 재난대응체계 구축 시급
국가 차원의 기술개발 투자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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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4  22: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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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동현 유니스트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지난 한해 울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어는 ‘재난’일 것이다. 지난 추석 바로 전인 9월12일 경주 내남에서 관측 이래 최대인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했고, 지금까지도 550여 차례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처음 겪는 강진으로 인해 울산 시민들은 우왕좌왕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진공포에 떨어야 했다. 지진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 10월5일 역대급 태풍인 차바가 울산을 덮쳤다. 시간당 최고 12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도심에 홍수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26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태풍 차바로 인한 울산지역의 피해액은 한 해 예산의 4%에 달하는 2000여억원에 달했다.

자연재해 외에도 다양한 인재가 속출했다. 6월 온산공단의 황산유출사고와 10월 한국석유공사 폭발사고, 10월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사고 등은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후진국형 사고의 전형을 보여줬다. 이처럼 연속적으로 몰려온 다양한 재난으로 지난 한해 울산은 ‘특별재난도시’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아이러니하게 울산시는 재난안전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5년 5월부터 시민안전실을 신설했고 국제연합 재해경감 전략기구(UNISDR)의 방재안전도시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각종 재난으로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것은 울산시 재난안전 정책의 쇄신 필요성을 방증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산업수도인 울산시는 산업화로 인한 환경문제 해결에는 장기간 많은 인적·물적 투자를 통해 성공을 이끌어냈지만, 재난안전 문제에는 최근에서야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간 큰 재해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정책에 비해 재난안전 정책이 후순위로 밀려났었고, 그 또한 망양보뢰(亡羊補牢)처럼 대비 정책보다는 사후 복구와 대응 정책에 집중해 온 것이 사실이다. 태풍 차바로 인해 천문학적인 홍수 피해가 발생하기 전 치수를 위한 댐건설, 하천정비의 필요성이 여러 차례 제안되었지만 부분적 배수체계만 개선됐기에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또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나라 강진발생 가능성이 수차례 제기됐지만 지난 10월 경주 지진 때에는 무방비 상태였다. 울산시는 더 이상 재해 안전지대라는 생각을 버리고 시민의 안전을 위한 재난안전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재난대응체계는 기본적으로 중앙부처에서 하부조직으로 대응방침이 전달되는 하향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하향식 체계는 세월호 사고와 같이 급박한 재난상황에서도 상부조직의 방침을 기다려야만 하기에 한계점이 많다. 경주 지진 발생 시에도 기상청과 국민안전처를 거치는 알림 체계로 인해 늑장통보 문제가 제기됐다. 재난관리의 최종 주체는 지자체이기에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난관리를 위해 울산시 고유의 재난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 재난안전관련 인력과 예산을 늘려 독자적인 재난관리체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올해부터 울산시는 자연재해에 대해 자체적인 알림서비스를 운영한다는데 이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물론 알림서비스가 잘못된다면 오히려 혼선만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철저한 준비과정과 시험운영이 동반돼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국가적 차원의 투자를 통한 첨단 재난대응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울산은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혁신도시 이전과 유니스트 설립으로 인해 첨단 재난대응기술 개발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재난 안전분야에 대한 투자는 국가 R&D 예산의 5% 미만에 그치고 있어 미국, 일본과 같이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 울산에 위치한 관련 기관들의 연구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R&D에 집중 투자한다면 세계적인 재난대응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예로 재난에 특화된 드론, 로봇, ICT 기술을 개발해 재난대응능력 강화뿐만 아니라 산업창출효과도 낼 수 있고, 기후변화를 고려한 재해취약성 분석 기술을 개발해 도시계획에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노후화된 산업시설의 위험도를 진단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은 울산산업단지의 대형사고 가능성을 저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했다. 작년 한해 이례적으로 겪은 다양한 재난을 교훈 삼아 재난안전 정책을 쇄신함으로써 울산이 ‘특별재난도시’라는 오명을 벗어버리고 ‘재난안전도시’로 거듭나길 바란다.

차동현 유니스트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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