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각 나라별로 도시마다 유수한 교향악단이 있다. 그 중 세계 3대 교향악단을 꼽으라 하면 음악가들은 누구나 공통적으로 독일의 베를린필하모닉, 오스트리아의 빈필하모닉, 미국의 뉴욕필하모닉을 손꼽는다.

먼저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역사를 살펴본다. 1882년 벤저민 빌제(1816~1902)에 의해 54명의 단원으로 발족했다. 지금부터 135년 전이다. 베를린필 단원들의 기량은 세계정상급 솔리스트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유능한 단원들이 모여 앙상블을 하려면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베를린필 단원들은 그들의 능력을 발휘하면서도 앙상블을 위해서는 지휘자의 의견에 순응한다. 오히려 교향악단 중에서 지휘자 색깔이 강하게 묻어나는 경향이 있어 ‘지휘자의 오케스트라’라고 불릴 정도로 앙상블에 뛰어나다.

개인의 기량이 뛰어날수록 남과의 조화나 협조, 양보 등 어려움이 많은 건 사실이다. 특히 현악파트와 금관악기 간의 조화는 완벽을 자랑한다. 지난 9월 마카오 페스티벌에서 베를린필 현악 5중주 팀의 연주를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뛰어난 개인기를 앞세워 파트별로 앙상블을 조직해 베를린필 첼로앙상블이라든지 관악앙상블 등으로 해외투어를 다니고 있다.

베를린필은 발족 후 최초 5년간 상임지휘자 없이 운영되다가 1887년 한스 폰 뷜로(1830~1894)를 초대 상임지휘자로 맞이했다. 베를린필이 뷜로를 지휘자로 맞이함으로써 그는 음악 역사상 최초의 직업지휘자로 기록됐다. 뒤를 이어 1923년 빌헬름 푸르트 벵글러(1886~1954)가 31년간 베를린필을 이끌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악단이 됐다. 푸르트 벵글러가 사망한 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vert von Karajan1908~1989)이 종신 지휘자로 30여 년간 지휘하며 음악 역사상, 베를린필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세계적인 교향악단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후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있던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를 영입하여 아바도가 10년간 베를린필을 이끌었고 지금은 2002년부터 영국출신의 지휘자 싸이먼 래틀(Simon Rattle1955~)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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